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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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20대, 성추행범 '머리채' 끌고 경찰서로…

 

대낮 길거리서 자신에게 성추행을 시도하던 남성을 붙잡아 경찰서로 끌고 간 용감한 여성이 화제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브라드냐 맨드헤어(20)는 최근 수업을 마치고 인도 뭄바이의 한 기차역 승강장에 서 있었다.

그런데 그때 술에 취한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맨드헤어에게 치근덕대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맨드헤어에게 말을 거는가 하면 슬쩍 몸을 더듬으려 시도했다.

놀라운 점은 남성이 맨드헤어를 성추행하려고 했음에도 주변 승객 누구 하나 나서 도와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승강장에는 승객 수십명이 있었지만 단 한 명도 맨드헤어를 돕기 위해 발을 떼지 않았다.

결국 맨드헤어는 직접 남성을 처리하리라 마음먹고 가방을 이용해 자신과 남성을 꽁꽁 묶었다. 그는 뒤에 남성을 매달고는 머리카락을 움켜잡은 뒤 경찰서를 향해 조금씩 움직였다.

만취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한 남성은 맨드헤어의 등을 때리며 “알아서 걸어가겠다”고 했지만, 맨드헤어는 남성이 도망칠 게 분명하다고 생각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맨드헤어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를 때리고 가방으로 묶는 것이었다”며 “경찰서 가는 걸 좋아하는 여성은 없겠지만 그에게 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맨드헤어를 성추행한 남성은 약물 중독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으며,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맨드헤어는 “난 내가 여장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남자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