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2.5㎞ 해상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이내 두 동강 났다.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당한 것이다. 당시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46명의 장병이 차가운 바닷속에 잠들었다. 이러한 천안함 폭침사건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시점에서 터졌다. 이명박정부 때 천안함 폭침사건과 관련, 청와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담당한 이종헌 전 행정관은 최근 천안함 의혹을 다룬 ‘천안함전쟁실록-스모킹 건’을 내면서 천안함 사건을 남북 간 SNS 사이버심리전의 첫 사례로 꼽았다.
2010년 1월11일 창설된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부대 깃발을 걸고 참전한 첫 번째 전투도 ‘천안함 사이버대전’이었다고 했다. 이 전 행정관은 실제로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 2009년까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던 친북·종북 SNS 계정이 2010년 이후 1년7개월간 무려 96개나 적발된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행정관은 또 “한·미 정보당국이 파악한 자료에는 천안함에 어뢰 공격을 감행해 격침시킨 것으로 알려진 북한 연어급 잠수정이 북 잠수함 기지를 출항하기 전과 입항 후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며 “(해당 잠수정이) 실제 작전에 투입됐음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들”이라고 밝혔다. 또한 책에는 중어뢰(CHT-02D)를 발사해 천안함을 폭침시킨 주범으로 지목된 연어급 잠수정(130t)을 우리 군이 2005년부터 식별하고 추적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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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사건 5주년을 일주일 앞둔 1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 전시된 피격 천안함 앞에서 해군 장병이 천안함 46용사를 위한 진혼곡을 연주하고 있다. |
책은 당시 백서에 담지 못했던 배경과 후일담을 추가해 천안함 사태의 전개와 정부의 대응, 천안함 의혹의 원점과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 양상 등이 실렸다.
이 전 행정관은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의 사이버전 대응능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게 한 상징적 사건”이라며 “우리 사회가 (진보-보수 간) 진영 논리로 갈등하고, 앞으로도 사이버전의 적절한 대응체계를 갖추지 않는다면 북한은 언제든지 천안함과 같은 사이버심리전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김선영 기자 007@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