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천안함 5주기] 생존자들 “그날을 한시도 잊은 적 없다”

입력 : 2015-03-24 19:19:29
수정 : 2015-03-24 22:13:32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최원일 前 함장 “北 어뢰공격 확신”…유가족 “지난 5년은 인고의 세월”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폭침된 지 만 5년이 됐다. 그러나 지금도 당시 생존 장병 58명과 46용사의 유족들은 그날을 잊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47·해사 45기·사진) 중령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눈을 뜨나 감으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 어디서고 잊은 적이 없다”며 “우리 부하 중 46명은 하늘나라로 떠나가고 57명은 슬픔과 상처를 안고 지내고 있음에, 함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 이후 부하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긴 시간 침묵을 지켜왔다.

최 중령은 천안함 침몰 당시부터 북한의 어뢰 공격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 배가 있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코앞에 둔 최전방 해역이었고,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을 두 동강 낼 수 있는 무기체계는 어뢰밖에 없다”며“대한민국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감행할 집단이 북한 외에 이 지구상에 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 중령은“진실을 숨기면 바로 언론과 인터넷에 제보되는 세상”이라며 “정부와 합동조사단이 진실을 숨겼다면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출 수 있었겠느냐.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한 적들은 웃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46용사’의 유가족들도 지난 5년은 인고의 세월이었다. 천안함 46용사 유족협의회장인 고 박석원 상사의 부친 박병규(59)씨는 “지난해에야 4년 동안 간직하고 있던 아들의 유품을 겨우 일부분 정리했다”며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아들을 생각하면 담담하게 생활해야 하는데 봄만 되면 마음을 잡지 못한다”고 애끓는 부정을 내비쳤다.

당시 생존장병 58명도 순직한 전우를 잊지 못하고 폭침 당일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생존 장병인 라정수(26)씨는“누군가 물으면 괜찮다고 하지만 여전히 잠을 설치는 날들이 많다”며 “여전히 3월이면 전우들 생각이 더욱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고 다른 동료들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아진 때문인지 천안함 선체 방문자는 해마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해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평택 소재 천안함·서해수호관 방문자 수는 12만1453명으로 2011년 25만25명에 비해 51.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박병진 군사전문·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