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수언론이 한국의 워싱턴 로비회사 고용계약을 문제 삼았으나 일본 정부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국 방문과 의회 합동연설을 앞두고 같은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 대한 비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2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외국로비정보공개’(FARA)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주미 일본대사관을 통해 워싱턴의 대형 홍보자문회사인 대슐그룹과 고용 계약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톰 대슐 전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회사로, 미 정치권을 비롯해 여론 주도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계약서에서 대슐그룹이 일본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정책적 이슈와 관련해 일본 대사관 자문에 응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대사관을 대표해 미국 행정부처 공직자와 의회 의원 및 참모, 다른 기관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세부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아 용역 금액을 확인할 수 없으나 과거 사례로 볼 때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버지니아 주정부의 동해 병기 저지,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설립 저지 등을 위해 2013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일본대사관을 통해 각각 21만달러, 7만5000달러를 들여 로펌 ‘헥트 스펜서 앤드 어소시어츠’, ‘호건 로벨스’와 용역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앞서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신문인 산케이신문은 23일 주미 한국대사관이 아베 전 총리 방미에 대응해 홍보대행회사 ‘BGR 거버먼트 어페어스’라는 회사와 6개월 계약을 하고 월 2만6000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한국의 홍보회사 계약이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문제와 관련해 홍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반박하기 위해서라지만 일본은 왜곡된 역사인식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아베 방미·의회연설 앞두고 계약
美 정치권 등의 비판 차단 노려
美 정치권 등의 비판 차단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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