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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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인에게 애완견 4마리 푼 ‘해운대뻐꾸기母女’

부산 해운대에 있는 고급아파트에 월세로 살겠다며 계약금만 내고 장기간 무단 점거한 속칭 ‘뻐꾸기 모녀’가 끝내 법정에 서게 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0일 사기 등의 혐의로 윤모(54·여) 씨를 구속하고 윤 씨의 딸(26)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씨는 2013년 5월 해운대에 있는 한 아파트에 계약금 100만원에 월세 160만원을 주고 집주인으로부터 열쇠를 받아갔다.

윤씨는 2개월 뒤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50만원으로 재계약을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다른 아파트가 팔리면 월세를 낼 수 있고, 이사 비용 2000만원을 줘야 집을 비울 수 있다”며 2014년 3월까지 버텼다.

그는 인근 다른 아파트로 이사 갈 때까지 아파트 관리비와 월세 1100만원을 내지 않았다.

윤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연말까지 해운대 일대 고급아파트 3곳에 장기 전월세계약을 할 것처럼 속이고 무단 거주하는 방법으로 모두 4000여만원을 주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해 2월에는 월세 계약을 위해 찾아온 집주인에게 애완용 개 4마리를 풀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정식계약을 요구하는 부동산업체 관계자에게 "총을 쏘아 죽여버리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여러 차례 협박도 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윤 씨의 주거가 부정하고 피해변제가 안 됐으며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는 이유로 윤 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 모녀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기르는 뻐꾸기처럼 남의 집에 무단 점거해 장기간 살아 ‘해운대뻐꾸기 모녀’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