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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서울→대전→전북…전국에 '공포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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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망 벗어났던 환자들 타지역 옮겨… 병문안 가족·지인에 전파 사례도 증가…'장거리 4차 감염자' 발생도 배제 못해… 수도권 바깥 지역 의심환자 계속 나와
정부·지자체도 엇박자…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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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건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환자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옮겨 다니면서 메르스 바이러스를 사방에 퍼트리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살던 가족이나 지인들이 병문안을 갔다온 뒤 감염된 사례도 늘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전국적 현상으로 전제한 고강도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4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5일 오전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환승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남정탁 기자
◆환자 따라 전국으로 확산되는 메르스


중동에서 돌아와 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충남 아산의 A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또 수일간의 외래진료에도 차도가 없자 경기 평택성모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이곳에서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서울의 C의원과 D대형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았다. 이 환자가 다녀간 동선을 따라 20일부터 같은 병실이나 병동에 머문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을 중심으로 평택에서 확진 환자가 나왔다.

잠복기가 지나자 1번 환자와 접촉했던 아산 A의원의 간호사(8번), 서울 C의원 의사(5번) 등 거쳐간 지역에서 다시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이때만 해도 메르스가 지역을 넘나들며 전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다른 지역에서 평택으로 온 환자와 가족들이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같은 병실 입원자를 대상으로 감염 조사를 벌이는 사이 다른 환자들은 전국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16번 환자가 대전에서 2곳의 의료기관을 거친 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대전에서는 3차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또 14번 환자(35)는 평택에서 서울로 옮겨와 D대형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추가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응급실을 거쳐 입원했는데 직접 진료하지 않은 의사가 감염되면서 당국은 600명을 추적대상으로 정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한정적인 인력으로 얼마나 실효성 있는 추적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휴업에 들어간 세종시 한 유치원에서 5일 방역 전문업체 직원이 교재에 메르스 바이러스 방역 약품을 살포하고 있다. 이날 현재 세종시에서는 26개 학교(유치원 18개·초등학교 8개)가 휴업 중이다.
◆‘지역사회 감염자’ 발생 확률 높아져

지금까지 확진된 환자는 모두 ‘병원 내 감염’이지만 앞으로는 ‘장거리 4차 감염자’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2차 감염자가 최초 메르스 확진 환자처럼 ‘슈퍼 전파자’로 변하고 있는 추세도 감지됐다. 수도권 바깥 지역에서도 의심환자가 계속 생겨나고 있는 양상이다.

1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16번 환자(40)가 벌써 6명의 3차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1번 환자가 28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킨 양상과 비슷한 형태다. 새로운 ‘슈퍼 전파자’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게다가 14번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거나 같은 공간에 있었던 5명도 3차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당국의 감시망에 벗어나 있는 동안 경기 평택에서 서울 D종합병원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추가 감염자 발생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대형병원 의사인 35번(38) 환자와 5일 추가로 확인된 37번(45), 39번(62), 40번(24), 41번(70) 환자가 모두 14번 환자와 평택성모병원 또는 서울 D병원의 같은 공간에 머무르다 3차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또 35번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후 서울에서 1500여명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했던 내용도 폭로된 상태다.

5일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예비군 훈련장에 참석한 예비군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북 순창에서는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돌아온 환자(72·여)가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의 최종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충청권 이남의 첫 환자가 되는 셈이다. 확진 전까지는 격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로 지역주민 등에서 3차 감염자가 발생할 우려도 높다.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경기 오산 공군부대 부사관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추가 격리대상자가 경기 오산에만 100여명 가까이 발생했다. 메르스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양상으로 번져가면서 지역사회 내 감염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과 방역 담당자들이 메르스 양성 반응 환자가 발생한 전북 순창군 A마을의 출입을 통제한 5일 한 마을 주민(가운데)이 심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북도는 이 마을 B(72·여)씨가 메르스 1차 검진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확산 방지를 위한 통제에 들어갔다.
순창=연합뉴스
메르스는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격리시설 지정에 반대하거나 다른 지역 환자의 이송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앞으로 메르스 환자가 더 늘어날 경우 정부가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