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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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강하다'…만삭 母, 뱀 물린 아들 독 입으로 빼내

 


출산을 불과 한 달가량 앞둔 여성이 뱀에 물린 아들에게서 입으로 독을 빼내 감동을 주고 있다. 자칫 독이 몸에 침투했다면 여성과 그의 뱃속 아기가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이들은 아무 이상 없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카운티에 사는 재클린 카라마짜는 최근 아들 비니(4)가 방울뱀에 물렸다는 걸 알게 됐다. 사고 당시 비니는 집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이었다.

아들의 발이 퉁퉁 부은 것을 본 재클린은 당황했으나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는 어떻게 할지 침착히 생각하다가 독을 ‘입으로’ 직접 빼자고 결심했다.


한 가지 위험한 건 재클린이 임신 9개월이었다는 사실이다. 만에 하나라도 독이 재클린의 몸으로 침투하면 그뿐만 아니라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재클린은 ‘엄마’였다. 긍정·부정 결과를 떠나 당장 아들을 살리는 게 우선이었다.

재클린은 비니의 발에서 독을 빨아들여 뱉은 뒤, 직접 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달려갔다. 원래 재클린의 집에서 병원은 차로 5분 거리였지만, 그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는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독을 빨아들인 데 이어 운전에서도 재클린은 초인의 힘을 발휘했다.

진단 결과 비니의 몸에서는 다행히 독이 퍼지지 않았으며, 재클린과 그의 뱃속 아기에게도 아무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엄마의 ‘강단’이 동시에 세 사람을 구한 셈이다.

카라마짜는 “집 마당에 뱀이 들어올 수 없게 안전장치를 설치해야겠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이라고 뒤늦게 미소를 지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