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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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두산과 FA 김현수의 '보이지 않는 전쟁'

두산 프런트, 대만까지 날아와 김현수 잡기 총력전
한국과 멕시코의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조별예선 B조 4차전이 펼쳐진 지난 14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는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룡 단장과 김승호 운영팀장이다.

두 두산 프런트는 대표팀에 소속 선수들이 8명이나 돼 격려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속내는 따로 있어 보인다. 두산의 14년 만의 우승을 이끌고 '자유의 몸'이 된 김현수를 붙잡기 위한 방문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김현수는 4경기에서 17타수 6안타로 타율 0.353을 기록 중이다. 타점도 8개나 올리며 대표팀의 8강 진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로 꼽힌다.

이날 경기에서 4-2로 앞선 한국이 4회초 2사 2, 3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자 멕시코가 3번 김현수를 거르고 4번 이대호를 선택한 장면은 김현수가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뜨거운 타자인지를 바로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정평이 난 컨택트 능력으로 다른 국가의 처음 만나는 투수의 공에도 타이밍을 맞춰 척척 쳐내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두산으로서는 애가 탈 법도 하다. 여기에 미국 현지에서 김현수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면서 두산은 더욱 바빠졌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지난 13일 김현수의 힘과 선구안, 타격을 호평하면서 "최근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중 한 명"이라며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기 때문에 포스팅 비용 없이 어느 팀과도 입단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현지에서 김현수와 관련한 보도가 나온 것은 김현수의 에이전트가 미국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두산 프런트가 바다 건너 대만까지 찾아온 것도 이 보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혹여 김현수가 '조강지처'를 버리고 새 애인이라도 구할까 봐 애가 탄다.

더군다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두산 베어스의 김승영 사장이 반드시 김현수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터라 두산 프런트로서는 넋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직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김현수는 "아무래도 내가 젊은 FA이다 보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나도 기사는 많이 봤다. 하지만 어느 팀이든 데려가야 가는 것 아닌가. 기사는 믿지 않는다. 나를 영입하겠다는 팀만 믿는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일단은 대회에 출전한 만큼 경기에만 집중하고 거취에 대한 결정은 대회가 끝난 이후에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프리미어 12 대회가 끝난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팀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김현수는 "내가 잘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형들이 뒤에서 다 풀어주니 부담이 줄어든다. 일본전도 그렇고, 도미니카공화국전도 그렇고 내가 자꾸 잘라먹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호 형이 한 방 해줬다. 형들이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 믿고 내 할 것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