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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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남과 살기위해 남편 보리차에 독극물 탄 무서운 30대 주부, 징역형

남편을 없앤 뒤 보험금을 받아 내연남에게 차도 사주고 결혼도 하려고 남편이 즐겨 마시는 보리차에 독극물을 탄 30대 여성에게 징역형이 떨어졌다.

20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유상재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죄로 기소된 이모(39·여)씨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내연관계를 지속하거나 결혼하기 위해 상당한 돈을 필요로하는 상황이었고 남편과의 관계를 어떠한 방법으로든 정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통해 검색한 내용, 인터넷 쇼핑몰 구입 내역, 피해자 입원 경위 등을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수산화나트륨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 사전 계획성, 범행 수단과 방법 등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고인은 줄곧 범행을 부인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 2007년 결혼해 두 자녀를 둔 이씨는 2013년 10월 서울의 한 호스트바를 찾았다가 그곳에서 알게 된 남자접객원 A씨와 지난해 3월부터 연인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내연남의 아이를 낙태하기도 한 이씨는 지난해 8월 '남편이 외국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을 테니 그때 결혼해서 같이 살자'고 A씨에게 청혼도 했다.

이씨는 내연남을 위해 수백만원 상당의 술값을 부담하거나 한 달 20만원가량의 휴대전화 요금을 부담하고 고급 승용차를 사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런 과정에서 돈이 부족해 진 이씨는 결혼 자금과 고급 승용차 구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을 들어 놓은 남편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이씨는 남편 명의로 생명 보험에 가입해 사망시 보험금(2억5500만원) 수령자를 자신으로 해 놓았다.

이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수산화나트륨 3㎏과 피마자(아주까리)씨, 에탄올 등을 잇달아 사들였다.

검색사이트에서는 '독극물, 독성물질, 메탄올 중독, 메탄올 사망, 에탄올 소주 만들기' 등을 검색했다.

이씨 남편은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 삼아 소주를 마신 후 갑자기 구토·설사 증상 등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이 증상은 피마자씨와 에탄올을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2일 오후 9시께 입원 중인 남편이 즐겨 마시던 보리차에 수산화나트륨을 넣어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리차를 마시던 남편은 이상한 맛을 느껴 즉시 뱉어내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구강 내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보리차가 담긴 500㎖ 페트병에서는 치사량(10~20g)을 넘는 수산화나트륨 21g이 검출됐다.

경찰과 검찰에서 이씨는 화장실 변기를 뚫으려고 수산화나트륨을 구입했으며 남편을 살해하려고 보리차에 넣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