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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문제 풀이 자체가 개념 학습… 무작정 많이 풀기 효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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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수능대비 수학 기출문제 학습 가이드
보편적으로 수험생들의 수학공부를 하는 패턴은 고1·2 시기와 고3 시기에 다르게 나타난다. 고1·2 시기에는 학교 진도에 따라 개념학습을 하면서 학교 내신 대비 위주로 수학공부를 하고, 이때 학교 교과서 및 익힘책, 각종 시중 내신 문제집을 푼다. 고3 시기에 수능 대비를 시작하는데, 이때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것이 기출문제집이다. 그런데 기출문제 풀이를 기계적인 계산을 통한 답 내기의 일환으로 파악해 무작정 많은 문제를 단시간 내에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5년치 또는 10년치의 기출문제를 전부 다 풀었다고 하더라도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기출문제가 최고의 문제라고 하지만, 한 문제를 풀더라도 이를 통해 열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분석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학생에게만 최고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기출문제 풀이를 전-중-후로 나눠 학습자에게 필요한 자세를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달 12일 서울의 한 고사장에서 한 수험생이 막바지 정리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기출문제 단순히 풀기만 해서는 효과 없어


우선 기출문제 풀이의 성격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기출문제들은 출제 영역과 난이도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양식은 그대로 혹은 변형되면서 몇 번이고 재출제된다. 따라서 수험생이 기출문제를 풀 때, 계산 연습을 하려는 목적, 혹은 단순히 현재 학습정도를 확인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단순 문제풀이로 접근한다면 이 좋은 문제를 채 절반도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기출문제 풀이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개념학습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기출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출문제 풀이를 통한 개념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 학생은 문제풀이를 전-중-후로 나누어 학습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전’단계는 ‘어떤 기출문제를 풀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수학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상당히 많은 개념이 빠지거나 축소되면서 기존 기출문제 가운데 풀지 않아도 되는 문항들이 다수 생겼고, 개념이 단원 간 이동되면서 향후 출제 가능한 형태의 문항이 기존 기출문제에 존재하지 않거나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됐다. 당해 교육과정만을 이수한 현 고3 학생이 자연스럽게 파악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뢰도 높은 기출문제집을 사용하거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어떤 문제를 풀지 결정했다면 ‘중’ 단계에서는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계획하고, 실제로 풀이한다. 기출문제는 향후 숫자만 바꾸어 그대로 출제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잘 구성된 문항이므로, 문제 자체가 좋은 교재가 된다.

이 문제를 통해 출제자가 평가하고자 했던 개념이 무엇인지, 풀이에 사용된 개념은 문제의 어떤 부분에 근거해 활용되는지, 그 개념과 연관된 또 다른 개념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등을 분석하면서 본인의 해당 개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어떤 양식을 통해 문제가 제시됐는지를 분석하면서 문제풀이의 알고리즘을 형성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따라서 문제를 풀 때 어떤 개념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특정 접근방식을 사용했다면 이는 어떤 근거에서인지 등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논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기출문제 풀이 이렇게

가령 2016학년도 수능 A형 21번 문항을 바람직하게 학습한 학생의 풀이의 논리구조를 적으면 다음과 같다.

문제에서 물어보는 값은 x가 0일 때의 미분계수와 함숫값의 비의 최대, 최솟값이고, (가)에서는 절댓값을 취했을 때 미분 불가능한 점을, (나)에서는 함수의 실근의 범위라는 정보가 나온다. 따라서 한 문제 안에 비의 최대 최소, 절댓값 함수의 미분 가능성, 사이값의 정리라는, 언뜻 보았을 때 서로 큰 관계가 없게 보이는 세 개념이 나옴을 확인한다.

일차적인 접근으로, 문제에서 함수를 삼차함수라고 주었기 때문에 모든 계수를 미지수로 잡아 (가)와 (나)에 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미정계수가 총 네 개나 되기 때문에, (가)와 (나)의 정보를 이용해 정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또한 수능 및 평가원에서는 단순 계산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문항을 지양한다는 기존 출제경향에 비추어 보면, 정보를 문자를 통해 식으로 정리하여 대수적으로 풀어내는 해당 접근 방법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다.

따라서 그래프를 통해 정보를 정리해야 함을 알아낸다. (가)에서는 절댓값을 취한 함수의 미분 불가능한 점을 알려 주었으므로, 삼차함수에 절댓값을 취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개형을 여러 가지 그려 보아야 한다. 이때 미분이 불가능한 소위 ‘뾰족점’이 단 한 군데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개형을 찾는다. 그리고 그 점의 x좌표가 -1임을 원함수에 표시해 둔다.

또한 (나)의 정보에 따라 구간 [3, 5]에서 원함수가 적어도 한 근을 가지므로, 위의 세 그림 가운데 개형으로 적합한 그래프는 첫 번째 그래프이고, 접하는 점의 x좌표의 범위가 3≤x≤5임을 알아내어 표시한다.

그런데 문제에서 구하고자 하는 값이 x=0일 때의 미분계수와 함수의 비이고, 이 값은 그래프를 통해서 알아낼 수 없으므로 그래프의 개형을 통해 알아낸 정보를 가지고 함수식을 도출한다. 이때 근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으므로 근을 기준으로 식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값을 계산한다. 이때 a의 범위가 주어져 있으므로 이값에 따라 최대, 최솟값을 구한다.

정상모 스카이에듀 강사
◆문제풀이 후가 더 중요

가장 중요한 단계가 마지막의 ‘후’일 것이다. ‘이 문제를 통해 얻은 점은 무엇인가?’에 대해 정리하고 후속 학습을 계획하는 단계이다. 정·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기억한다. 충분한 사고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했지만 틀린 학생이, 기계적인 연산으로 답이 맞은 학생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학습할 수 있다.

문제를 틀렸다면 이는 해당 개념이해 부족 혹은 계산력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서 후속 학습계획을 수립한다. 개념을 잘못 이해했거나 잘못 적용했다면 개념을 다시 한 번 확인해 학습하고, 만일 접근을 하지 못해서 틀렸다면 나의 접근 방식과 정식 해설의 접근 방식이 어떤 차이를 보였는지, 해설의 접근은 문제의 어떤 부분을 근거로 해 떠올릴 수 있었는지를 파악, 논리의 연결고리를 생성한다. 틀린 문항은 반드시 반복적으로 학습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다른 문제를 찾아 동일한 양식으로 풀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문제 정답을 맞은 학생이더라도 나의 풀이와 해설지의 풀이를 비교해 접근에서 차이가 있었다면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는지 찾고, 나의 논리 근거가 불충분했는지 여부를 검증한다. 해설지 풀이 방식이 본인의 풀이 방식보다 더 좋다면 해당 풀이의 접근 방식과 그 근거를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틀린 문제에 대한 접근과 동일한 절차를 취한다.

또한 이 문제를 통해 기존에 알고 있었던 개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문제풀이 과정에서 기억할 만한 성질이 있었는지 파악한다. 만일 새로운 성질이 있다면 이를 일반화해 기억해 둔다면, 그 도출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이 길러짐은 물론 추후에 해당 문항이 변형돼 출제되더라도 두려움 없이 풀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를 벼려둠으로써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위의 예시 문항을 맞은 학생이 추후로 학습할 수 있는 개념은 다음과 같다.

1. 절댓값 함수의 미분 불가능한 점 - 항상 x축의 근이 되는지? 만일 해당 절댓값 함수가 x축 혹은 y축으로 평행이동하거나, 혹은 상수함수의 차로 만들어진 함수인 경우 상황은 어떻게 변하는지? 또한 뾰족점이기 위해서 결과와 마찬가지로 항상 중근이 아닌 상황이어야 하는지?

2. 절댓값 함수의 개형 - 절댓값이 함수 전체가 아닌, 내부의 x에만 대응된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는지?

3. 삼차함수의 절댓값 함수 - 만일 문제가 변형되어 미분 불가능한 점이 하나 이상이 되는 경우의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지?

4. 분수식의 최대와 최소 - 해당 분수식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구간 양끝으로 넣고 대입하는 것에 논리적인 모순이 없는지? 이는 항상 유효한 방식인지? 만일 분수식의 분모가 a가 아닌 보다 더 복잡한 방식으로 제시되었다면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5. 사이값 정리 -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사이값 정리를 이용해 구하고자 하는 값을 부등식으로 직접 도출해 낼 수 있는지? 만일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수능 및 평가원의 기출문제는 국내 최고의 교수와 교사, 검토진이 한 달 이상의 합숙을 진행하며 최고의 문항을 만들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출제된다. 단 30문항으로 수험생의 모든 수학적 문제 해결능력을 평가해야 하므로, 자연히 한 문항 한 문항이 엄선된 문항이 된다. 이렇게 귀한 기출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일은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문제의 풀이과정에서 면밀하게 논리성을 갖추고, 풀이 이후에 본인의 접근 방식, 문제에서 평가하고자 했던 개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새롭게 알아낸 성질 등을 충분히 학습해야 귀한 기출문제를 제대로 귀하게 다룬 것이라 하겠다.

정상모 스카이에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