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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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상황 맞춰 속도·거리 조절…자율주행 서막 열다

화제의 중심 선 ‘제네시스 EQ900’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EQ900에 자동차 업계 호기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전 모델격인 에쿠스 한 해 판매량을 뛰어넘는 사전예약 체결 열기와 국내 최초로 채택된 고속도로 주행지원시스템(HDA)이 촉발시킨 자율주행의 책임성 논쟁 등 화제도 다양하다.

지난달 24일부터 출시 직전까지 이뤄진 EQ900의 사전계약 건수는 1만400여대. 이는 이전 모델인 에쿠스 2013년 전체 판매대수 1만2735대에는 못 미치나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 8487대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1억원 안팎의 최고급 승용차를 1만여명이 입도선매한 셈이다. ‘허수’도 상당수 있을 법한데 실제로는 “거의 실제계약으로 이어진다”는 게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사전주문으로 인한 출고 대기 장사진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첨단기능이 집결된 제네시스 EQ900의 계기판과 다양한 주행정보 화면.
제네시스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HDA도 미국 구글·테슬라 등의 자율주행차·기능과 비교돼 실제 상황에서 어떤 성능을 보일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제네시스 측은 “어디까지나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 주행지원”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단 HDA는 별도 버튼은 없고 선행차량과 거리를 감지해 차량 흐름에 맞춰 속도·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버튼에 연동돼 작동한다.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를 가동하면 HDA도 자동시작된다.

차선 및 앞차와 거리를 EQ900 스스로 유지하며 주행하는데, 속도가 시속 30㎞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기능이 해제되던 이전 주향보조시스템과 달리 정지상태에서도 작동한다. 덕분에 명절 등 극심한 정체 상태에서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해도 운전자는 HDA의 도움으로 한결 편한 운전이 가능하다.

다만 윈드쉴드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한 전방 차선 인식이 빗길·밤길이나 차선 포장 상태에 따라 불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핸들에서 손을 떼면 HDA 기능도 해제되도록 안전장치를 해놨다.

제네시스 측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도 있지만 인프라, 법적 문제 등이 많아 현재 적용 가능한 부분만 접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는 지난 11일 미국 네바다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추가 획득했다. 면허를 받은 자율주행차는 투싼 수소전지연료차와 쏘올 전기차인데 HDA와 혼잡구간주행지원시스템(TJA)을 기반으로 비상 갓길 자율정차 기능과 협로 주행지원 기능 등도 함께 탑재했다.

EQ900은 HUD(헤드업디스플레이)와 어라운드뷰에서도 실질적인 기능 개선이 이뤄졌다. HUD 화면은 더 커지고 표시정보량이 늘어났으며 어라운드뷰는 아예 차량 전후좌우 경계선이 없어지고 100만화소급으로 영상이 개선돼 훨씬 더 생생하게 주변정보를 제시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