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종합병원과 부모가 뇌사에 빠진 20대 여성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안락사를 종용하는 병원, 아직은 딸을 떠나보낼 수 없다는 가족의 사연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 사는 에이든(20)이 지난 4월1일(현지시간), 심한 복통을 호소해 '세인트 메리스 리저널 메디컬 센터(Saint Mary's Regional Medical Center)'로 옮겨졌다. 수술대에 오른 그는 마취에서 깨지 못하고 한 달여 뒤인 5월28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의사들은 수술 중 에이든의 혈압과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에이든은 수술 후 2주 동안 총 세 차례에 걸친 정밀검사를 받았으며, 의료진은 그의 뇌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때부터 긴 싸움이 시작됐다. 병원은 에이든의 뇌전도 검사(EEG)를 해본 뒤, 차도가 없다는 결정이 나오면 안락사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에이든의 가족들은 딸이 살아날 수 있다며 병원에 맞섰다.
이미 한 차례 에이든 가족 측은 병원의 뇌전도 검사를 막아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추가 치료로 에이든의 신진대사를 높이면, 소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의 뇌전도 검사에 따른 안락사 여부 결정은 너무 급하다는 것이 이들 의견이었다.
지난 29일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에이든의 가족과 병원이 조속히 의견을 합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년 1월8일까지 합의를 지시했으며, 같은달 22일까지는 어떠한 판결도 내리지 않겠다고 했다. 즉, 에이든의 운명은 1월22일 이후에 결정되는 셈이다.
워쇼 카운티 가정법원의 프란시스 도헤르티 판사는 “양측은 CT 촬영과 동공반사 등의 실행 여부를 다음달 8일까지 결정하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에이든 담당 의사였던 신경학자 증언을 종합했다”며 “추가 치료가 에이든의 상태를 호전시킬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에이든 측은 “확실한 방도를 제시할 병원이 있는지 수차례 찾아봤다”며 “그러나 에이든을 이송할 만한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우리에게만 일방적으로 에이든 치료를 맡기는 것은 너무하다”며 “단지 돈 문제가 아니라 병원의 결정도 존중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한 우리의 결정을 돈과 연결한 시선에 낙담했다”고 덧붙였다.
에이든 가족 측 변호사는 외신들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 그는 추가 치료와 개구부를 통한 영양분 공급이 에이든을 호전시킬 수 있는 방도라고 여전히 믿는다. 에이든의 아버지도 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은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