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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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보상금 2000만원?… 신 위의 직장

생보협회도 개인연금·대출이자 지원… 금감원, 양대 협회에 개선 지시
손해보험협회가 임직원들의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금으로 한 사람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보험협회 역시 최고 1800만원 이상 휴가보상금을 받아간 직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은 양대 보험협회에 대한 종합검사에서 이처럼 복지제도가 방만하게 운영된 사실을 적발하고 개선조치를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금감원 검사 결과 손보협회와 생보협회는 연차휴가 일수의 상한을 따로 정하지 않고, 보상금 산정 지급률을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휴가 보상금을 늘렸다.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 일수 한도는 25일이지만, 생보협회는 별도 한도 규정이 없어 연차 일수가 45일에 달하는 직원도 있었다. 휴가 보상금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시급은 근로기준법상 기준율(통상급여의 209분의 1)의 두 배 이상(통상급여의 183분의 1.83)을 책정했다. 연차휴가 외에 연간 9∼11일의 유급휴가를 별도로 쓸 수 있게 했다.

별도 휴가제도의 영향으로 연차휴가 소진율은 매우 낮았고 돌려받는 보상금은 많아졌다. 손보협회의 경우 근속연수가 오래된 한 직원은 미사용 휴가 보상금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협회도 한 직원이 최고 1860만원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양대 협회는 이밖에 개인연금 보조, 가족 문화활동 보조비 등 급여성 수당, 연 2%대 저리대출(최대 1억100만원) 등의 임직원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회원인 보험사들이 내는 회비와 수수료, 제재금 등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회원사 현황 등을 참고해 연차휴가 제도와 수당체계 전반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두 협회가 보험대리점 등록·관리, 광고물 심의, 홈쇼핑 방송광고 심의 등의 업무처리에 미흡한 점이 있어 개선을 요구했다. 생보·손보협회는 6개월 내 지적된 사항들에 대한 개선안을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