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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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부 출연 음악회에 '박수부대'로 동원된 의경들

국회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국회경비대 대장이 개인 신분으로 출연한 음악회에 부대원들이 ‘박수부대’로 동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국회경비대 대장이었던 김모 총경은 지난달 10일 서울 강동구의 한 공영장에서 열린 음악회에 테너로 출연했다. 김 총경은 최근 서울 시내 일선 경찰서장으로 전보됐다.

평소 성악이 취미인 김 총경은 이날 휴가를 냈고, 이 공연장에 국회경비대 소속 의경 20여명이 동원돼 관람했다. 이들은 부대 간부의 주도로 버스를 타고 이날 오후 6시쯤 여의도를 떠나 대장의 공연에 참석한 뒤 오후 10시쯤 부대로 복귀했다.

국회경비대는 총경급인 대장 아래 경감급인 중대장 휘하 5개 소대 180여명의 의무경찰들이 3교대 근무를 하며 국회 안팎을 지킨다.

이날 오후쯤 중대장 홈모 경감 등이 휘하 부대원들에게 비번인 대원들을 모아서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내려 보냈다. 의경이 탑승한 버스에서 한 부관은 출발 직전 “원치 않으면 내리라”고 했고, 단 한 명만이 이에 응해 차량에서 내렸다.

곧 대장의 개인적인 행사에 대원이 동원된 사실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한 의경은 “당시 공연장에 간 것은 반강요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그런 분위기에 안 간다고 말하기는 어려웠고, 가서는 공연 보고 박수 치고 돌아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의무경찰계는 이 내용 파악하고 다음날 복무점검단을 경비대에 보내 조사를 벌였고, 부대에 구두경고 처분을 내렸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