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힉 교도소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는 팔라완의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1904년 미국 정부가 처음 세웠고, 한 세기가 지나면서 개방형 교도소로 바뀌었다. 이와힉 안으로 들어서면 필리핀의 흔한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EBS1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은 19일 방송에서 세계 최대 개방형 교도소인 필리핀 이와힉과 그 안에 갇혀 있는 죄수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EBS 제공 |
이와힉의 죄수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 모범수 조엘은 18살 때 여자친구의 가족들에게 강간범으로 몰려 수감됐고, 이제 40대가 됐다. 분노가 용서로 바뀌기까지 기나긴 시간이 흘렀다. 그를 지탱해 준 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러나 1995년 마지막 면회 이후 조엘은 한 번도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내년 출소를 앞두고 그리운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어머니. 당신의 많은 것들이 참 그립습니다. …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당신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곤 합니다.”
형 대신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평생을 이와힉에서 보내고 있는 로이는 “형은 지금 결혼을 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받아들여졌다”고 말한다. 27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이제 이곳을 살아서 나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72세 망 베르토까지, 모두 가슴속에 하나씩 아픈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