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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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 김시우 한국 남자골프 새 희망으로

소니오픈 최종 4R 16언더 4위
300야드 넘는 ‘장거리포’ 장착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인 ‘탱크’ 최경주(46·SK텔레콤)는 노쇠 현상을 보여 6년째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며 세계랭킹 310위에 처져 있다. 그나마 배상문이 활약했지만 지난해 군에 입대하면서 이렇다 할 스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처음 밟은 ‘영건’ 김시우(21·CJ오쇼핑)가 새해 첫 출전 대회인 소니오픈(총상금 580만달러·약 69억6000만원)에서 우승권에 머물다 4위에 올라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시우는 진작에 PGA 무대를 밟았어야 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시우는 2012년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역대 최연소인 17세5개월의 나이로 합격했지만 만 18세 이상이 돼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는 규정에 묶여 2013년 PGA 투어에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8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3년부터는 아예 Q스쿨이 폐지되는 불운이 겹쳐 2부투어에서 3년간 고생했다. 

김시우가 18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호놀롤루=AP연합뉴스
강원도 속초 교동초등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안양 신성고에 진학하면서 국가대표로 올라서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시우는 180cm에 85kg의 다부진 체격에 300야드를 넘는 장거리포를 장착해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웹닷컴(2부)투어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던 김시우는 지난해 2부 투어 스톤브래 우승에 이어 8월 센티넬오픈 준우승 등으로 상금 랭킹 10위에 올라 2015∼16 시즌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미국의 골프전문잡지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9명의 루키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시우는 18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 컨트리클럽(파70·744야드)에서 열린 소니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4위로 출발해 버디 3개, 보기 1개로 68타를 쳐 16언더파 196타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시우는 지난해 PGA투어 5개 대회에 출전했으며 OHL클래식 공동 17위가 최고 성적이다.

김시우는 3라운드 18번홀(파5·526야드)에서 339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187야드를 남기고 아이언 세컨드 샷으로 핀 옆 3.5.m에 붙여 가볍게 이글을 뽑아내는 괴력을 떨쳐 가능성을 예고했다.

노승열(25·나이키골프)은 공동 28위(269타), 최경주는 공동 50위(272타)에 머물렀다. 한편 18번홀 그린 밖에서 퍼터로 버디를 낚아 연장전에 합류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파비앙 고메스는 2차 연장에서 브랜트 스니데커(미국)를 꺾고 지난해 6월 세인트주드 클래식 이후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안았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