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이 소를 팔아 모아둔 돈 70원을 몰래 들고 고향을 나온 것이 늘 죄스러웠다"라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며 마음의 빚을 갚겠다며 지난 1998년 1001마리 소떼를 북한에 실어 보낼때 사용했던 5톤트럭 100여대가 아직도 북한에서 운행되고 있다.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을 방문한 평양과 양강도, 함경북도, 평안남도 출신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1998년 6월과 10월 남한의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1001마리의 소와 함께 북에 두고 온 남한 트럭들이 북한 전역에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면서 "트럭들은 (남한) 자동차회사 마크를 떼어낸 채 북한 전역의 각 기업소에 분산되어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남한이나 선진국 등에서는 아무리 차량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생산된 지 18년이 된 트럭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중국의 현대자동차 현지공장에서도 생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비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평양 출신 주민은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수 없는 정비 부품은 아마도 개성공단을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개성공단의 북한 관리들이 남한의 기업들에 요청하면 자동차 부품 정도는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했던 남측 인사는 RFA와 인터뷰에서 "개성공단에 있는 북한 관리들이 남한기업에 특정 물건 구입을 요청하면 이를 거부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자동차 부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양강도 출신 북한 주민은 "북한에서는 20년 넘은 일제 트럭이나 중장비들이 여전히 사용되는 실정"이라며 "정주영 회장이 가져온 남한 트럭은 아직도 제 기능을 하는 중요한 운송수단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北, 정주영 '소떼트럭'100대 18년째 사용 중
기사입력 2016-01-21 08:33:27
기사수정 2016-01-21 0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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