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주식 살까 말까… 머리 싸맨 투자자

외국인 34일째 ‘팔자’… 역대 최장
개인은 “바닥쳤다” 순매수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 유입
전문가 “매수·투자 일단 관망을”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행진이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968억원어치를 더 팔았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로 인한 순매수분 제외) 유가증권시장에서 34거래일 내리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는 종전 외국인 최장 매도 기록인 2008년 33거래일 연속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번 순매도 기간에 팔아치운 주식은 약 6조9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작된 매도 행렬은 중국 증시 불안과 유가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요인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이날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내린 1840.5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팔자공세에도 ‘개미’들은 사자에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4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주식형 펀드에도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6586억원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현금을 확보해 놓고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며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최근의 코스피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일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침체의 늪으로 빠지는 시작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안병원 삼성증권 삼성타운WM센터 WM(차장)은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가 있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원화나 달러 등 유동성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상품의 경우 절세 상품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고, 주식이나 펀드는 유망하다는 업종에서 기회를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많이 빠졌을 때는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했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지표를 보면 한국 주식이 싼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맞지만 펀드 가입을 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예측이 어려운 장세에서는 펀드 등 투자상품, 채권, 예·적금 등 자산을 분산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