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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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어르신폰’은 옛말… 젊은층 가입 ‘껑충’

우체국 가입자 20∼40대 절반 육박/ 파격 요금 영향 타업체도 유입 늘어
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알뜰폰’은 그동안 ‘어르신폰’이라 불렸다. 휴대전화 사용 빈도가 낮은 노년층이 저렴한 이용료에 반해 주로 가입한다는 이유에서다. 자식이 연로한 부모에게 선물하는 일도 많아 ‘효도폰’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알뜰폰 업계가 새해 들어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알뜰폰=어르신폰’이라는 공식이 깨지는 분위기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우본)에 따르면 올해 들어 19일까지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중 20~40대의 비율은 47.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이 가운데 20대가 6.5%, 30대는 18.1%, 40대는 23.3%였다. 우본 관계자는 “노년층 또는 어린이들이 많이 쓰던 알뜰폰이 젊은층에서도 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들어 신규가입이 줄면서 번호이동의 비중이 작년 동기 61.4%에서 63.9%로 커졌는데, 그만큼 실사용자가 증가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4~15일 10영업일간 우체국 알뜰폰에 가입한 이는 6만557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5월의 가입자(6만2302명)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가입건수도 6500여건에 달해 지난해 550건의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젊은층의 우체국 알뜰폰 유입은 올 초 출시한 파격적인 요금대가 큰몫을 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본료 없이 50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A제’ 요금제, 3만원대에 사실상 통화와 문자, 데이터가 무제한인 ‘EG 데이터 선택 10G’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알뜰폰 업체도 다양한 전략으로 고객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업계 2위인 SK텔링크는 지난 4일부터 가입비 1만6500원을 폐지했다. KT M모바일은 최근 제주항공과 손잡고 요금제에 따라 매월 400∼900포인트의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업계에서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요금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알뜰폰 이용자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이동통신 3사 고객과 마찬가지로 무제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하루 9900∼1만1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돼 해외에서 이용 시 불편함을 덜 전망이다.

황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