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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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따뜻한 지팡이 ‘토박이 경찰관’

EBS1 ‘사선에서’
한겨울, 대전의 한 병원. 중년 여성이 반팔 차림으로 맨 바닥에 드러누워 하소연하고 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뿌리치며 큰 소리로 악을 쓴다. 알고보니 술에 취한 상태로 무작정 병원에서 차비를 빌리려다 쫓겨난 것.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방치돼 아주머니의 건강 상태가 염려되는 상황이다. 서대전지구대의 4개월차 막내 이효경(33) 순경이 나선다. 이 순경이 무릎을 꿇고 아주머니의 말을 경청하자 아주머니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28일 EBS1 ‘사선에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시민에게 다가서는 대전 서대전지구대 경찰관들의 활약상을 밀착 취재한다.
EBS 제공
따뜻한 마음으로 시민에게 먼저 다가가는 이 순경은 관할지역인 문화동에서 나고 자란 ‘대전 토박이’다. 바쁜 와중에도 긍정 에너지를 내뿜고, 적극적으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성격 덕분에 서대전지구대의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느 날, 순찰을 돌던 이 순경 앞에 강아지를 둘러싼 채 추위에 떨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나타났다. 강아지 주인을 찾아주려 해가 질 때까지 동네를 뒤졌다는 아이들. 우연히 만난 경찰관을 본 아이들은 반가운 마음에 이 순경 주변에 옹기종기 모인다. 꽁꽁 언 아이들의 손을 보자 그냥 지나칠 수 없던 이 순경은 아이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강아지 주인을 찾아나선다.

고요한 서대전지구대에 남편이 사라졌다는 아내의 다급한 신고가 들어온다. 이 순경을 비롯한 서대전지구대 경찰관들은 즉시 현장에 출동한다. 남편만 사라져버린 집안 곳곳에는 피가 낭자하다. 하지만 실종자는 파킨슨병 환자로 혼자서는 거동하기 힘든 상황. 단순 실종이 아닐 수도 있는 사건을 맡게 된 새내기 경찰관 이 순경은 과연 실종자를 찾아낼 수있을까. EBS1 ‘사선에서’는 28일 오후 7시50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지만,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가 651명으로 경찰관들에게는 고된 도시인 대전 서대전지구대 근무자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