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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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민주화 부르짖던 사고 못벗어나"…주말엔 호남行

"자기 위치 확보에만 혈안"…비대위 키워드 '새경제·변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회'의 28일 첫 회의에서 오르내린 제1의 화두는 단연 '호남'과 '총선 승리'였다. '새경제'와 '변화·혁신', '희망' 등도 자주 언급되며 비대위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새 지도부는 첫 외부일정으로 주말인 30∼31일 1박2일 일정으로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 텃밭민심 잡기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에서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비대위 및 선대위 합당회의 등을 통해 돌아선 민심을 달랜 뒤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로 이동,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라고 김성수 대변인이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야당의 현주소를 질타, 기강잡기에 나서며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 정당들이 양극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아직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정당만 들여다봐도 아직도 과거의 민주화를 부르짖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를 이룬지 30년이 다 돼가는데도 정치권의 행동반경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국민이 가려워하는 것, 바라는 것을 알아내 '저 당을 믿고 따라가면 문제를 해결해 주겠구나'라는 신뢰감을 줘야 하는데, 지난 행태를 보면 정치인들이 자기 위치를 확보하는데만 혈안이 돼서 싸운 게 사실"이라며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놓고 격렬하게 다퉜단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민주는 정당의 모습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경주, 여당에 앞서 정치권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현 비대위 체제를 '세계 어느 정당사에도 없는 일'로 칭하며 '무한책임'을 언급, "흐트러진 당을 재정비, 변모하는 모습으로 4·13총선에서 기필코 승리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영선 비대위원은 "중산층 복원, 불평등해소, 독점사회 타파로 더불어 함께사는 사회를 위해 '흙수저'를 위한 정책을 펴는 새경제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포용적 성장을 통한 기회의 나라로 가는 지름길은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이 지켜온 정의와 민주의 가치, 그래서 외로웠던 마음을 지켜드리겠다"며 "광주 호남이라고 해서 인사·예산·지역발전에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호남지킴이'를 다짐했다.

전남 출신인 우윤근 비대위원은 "야당 분열을 막지 못해 참회하는 마음"이라며 "호남은 물론 전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광주 출신인 이용섭 비대위원은 '더 혹독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호남만을 위한 대접을 하길 바라지 않는다.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호남민심은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출신인 변재일 비대위원은 "정치권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주긴 커녕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부끄럽다"고 자성했다.

외부영입인사로 참여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은 "신입사원이 입사하자마자 이사회에 들어오라고 한 기분"이라며 "신입사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대구에서 열린 더불어컨퍼런스 참석으로 인해 회의에 오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들과 상견례를 겸해 비공개 오찬을 하고 향후 운영방향 등을 논의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