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권소화 디자이너 |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줄어들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할만한 요소로 판단된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한국 무역이 10% 넘게 축소되면서 5년 만에 연간 무역 1조달러가 무너진 것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8일 ‘2015년 4분기 확정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연간기준으로 매출액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은 전년도 206조2100억원에 비해 약 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조4100억원으로 전년(25조300억원)보다 5.5%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약 13.16%로, 전년도 영업이익률인 12.14%에서 1%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며 수익성을 높였다.
그렇지만 200조원선에 턱걸이한 매출로 인해 올해 5년 연속 ‘200조-20조’ 클럽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삼성전자도 “2016년에는 전반적인 정보통신(IT) 수요 약세로 전년 수준의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연매출은 2012년 201조1100억원을 달성하면서 한국기업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0조원 고지에 올랐으나 2013년 228조6900억원을 정점으로 2014년 206조2100억원, 2015년 200조6500억원으로 하락세에 놓여 있다.
◆ TV·가전 ‘선전’, 반도체·모바일 ‘부진’…“올해도 쉽지 않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주요통화 대비 지속된 원화 약세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8000억원 수준의 긍정적인 환(換)영향이 발생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매출 51조6800억원, 영업이익 7조3900억원을 각각 올리며 예상 밖의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원화 강세로 세트사업을 중심으로 4000억원 정도의 부정적 환영향을 받으며 수익 개선 효과가 상쇄됐다. 이 때문에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1조6400억원 증가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불과 3개월 사이에 1조2500억원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CE(Customer Electronics, 소비자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은 다소 늘어났으나, 유가 급락 등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상황으로 인해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D램 및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이 약세를 보여,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부품사업의 경우 메모리는 수요 약세에 따른 판매 감소로, 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의 판가 하락 및 판매량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전사 실적 개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IM(IT & Mobile Communications, IT·모바일) 부문도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의 소폭 감소, 계절성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세트사업 성수기에 적극 대응하고, 부품사업의 전략제품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부품사업은 10나노(nm)급 공정개발로 확고한 기술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낸드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V낸드의 3세대 양산을 본격화하면서 고용량 스토리지 성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세트사업에서는 IM부문은 하드웨어 차별화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웨어러블 제품군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TV는 세계 유일의 친환경 퀀텀닷 기술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Hub(허브)를 적용한 신규 SUH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한다는 입장이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