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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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신영균 측 건물 마구잡이 공사…인근 상인 원성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원로배우 신영균(87·사진)씨의 명예에 금이 가게 생겼다. 신씨를 명예회장을 둔 한 업체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사옥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공사 적재물을 인도상에 마구잡이로 방치하면서다. 시공사는 수백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고, 계속된 민원에도 그런 행태가 개선되지 않아 주변 상인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중구청은 30일 “명동1가 증권빌딩 증축 공사를 하고 있는 J건설사가 일시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적재물을 방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26일 J건설 측에 도로법 위반으로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같은 이유로 같은 액수의 과태료를 문 데 이어 두 번째다.

증권빌딩은 신 명예회장의 한주홀딩스코리아 소유 건물로, 5층 관광호텔로 재개장하기 위해 2015년 9월11일 공사에 착수했다. 이후 잦은 적재물 방치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크다. 공사현장 근처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모(36)씨는 “상가 앞 도로의 절반가량이 적재물로 가려지는 바람에 행인이 지나가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며 “공사 이후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면서 매출도 20% 이상 손해를 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술집 주인 정모(46)씨도 “공사 자재를 운반하는 덤프트럭이 들어오기라도 하면 행인 출입 자체가 차단돼 가게 손실이 크다”고 했다. 공사 5개월째인 이달 들어서만 행인의 통행에 방해된다는 공식 민원이 세 차례 접수됐다.

J건설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점은 인정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세계일보는 건물주인 한주홀딩스코리아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답변을 거부했다.
유태영·안병수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