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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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 사드 한반도 배치 노골화"

AP에 DMZ 남측 확성기 보여줘
평화협정 강조… 도발 책임 떠넘겨
북한은 31일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군 무력 증강에 커다란 우려를 품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조선에 대한 사드 배비(배치) 기도를 노골화했다”며 “미국의 미사일방위체계 구축 책동은 대국들에 대한 전략적 우세를 차지하며 이 나라들을 압박해보려는 어리석은 기도로서 세계평화와 안전을 더욱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달에 침략적인 미국의 대외정책은 (사드 문제뿐 아니라) 이란 핵문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며 “(미국의 이란 탄도미사일에 대한 신규 제재는) 미국이 갖은 구실을 다 붙여 이란 핵 합의 내용을 순간에 휴지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 AP통신에 이례적으로 비무장지대(DMZ) 모습을 공개하고 남한이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 당국 통제 아래 AP통신이 촬영한 영상에는 DMZ 일대에 울려퍼지는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소리가 선명하게 담겨 있다. 확성기 방송을 통해 한국 가요가 흘러나오는 장면을 배경으로 AP통신과 인터뷰한 전남수 인민군 상좌는 “우리는 (대남 방송이) 없다”며 “미국의 사촉(私囑)을 받는 남조선 괴뢰도당이 생억지를 쓴다”고 주장했다. 판문점에서는 남동철 인민군 중좌가 나와 “조선반도에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유명무실해진 정전협정부터 없애야 한다”며 평화협정 체결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이 외신 매체에 DMZ 지역을 공개하고 평화협정 체결 주장이 담긴 인터뷰 내용을 내보낸 것은 도발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는 동시에 4차 핵실험 이후 제재 국면을 물타기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