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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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시장에도 복고 바람이 분다고 전해라"

저도주 열풍…진한 소주 원하는 마니아 ↑
직장인 김모(49)씨는 이른바 소문난 '주당'이다. 요즘 저도주가 유행이라곤 하지만, 기존의 도수 높은 소주가 김씨에겐 더 잘 맞는다. 그는 "17도 소주는 약간 밋밋한 느낌"이라며 "저도주보다는 도수 높은 술이 더 낫다"고 말했다.

최근 저도주 열풍이 불며 점차 낮은 도수의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소주 본연의 쓴맛과 도수가 높은 전통 소주를 선호하는 주당들도 여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5년간 20도 이상의 소주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소주는 써야 제 맛"을 주장하는 소주마니아들과 최근 몇년간 복고열풍과 더불어 '과거의 소주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즐겨 찾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술에 대한 취향이 다양해지고 음주문화가 변화하면서 보드카나 위스키처럼 소주와 함께 과일주스·탄산수 등 다른 제품과 섞어 제조해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5도 ‘진로골드’의 10년전 연간 판매량은 9만2000상자(1상자=360㎖×30병 기준)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17만5000상자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2014년 15만8000상자 대비 약 1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진로골드의 이러한 판매증가 요인으로는 대중적인 소주제품과의 도수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서 소주 본연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진로골드 제품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파악된다.

17.8도인 '참이슬 후레쉬'와 20.1도인 '참이슬 클래식'의 판매 비중도 7대 3 정도로, 20도가 넘는 참이슬 클래식의 판매량도 꾸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특별히 고도 소주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지도 않았는데도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불고 있는 복고 열풍과 소주 본연의 맛을 선호하는 소주마니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