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
이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컷오프에 대해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내용이 더 중요한 게 아니냐”며 “폼은 나게 잘랐는데 그동안 국정운영에 발목잡고 있던 친노핵심은 하나도 안 잘랐다”고 평가절하했다.
광주를 방문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2,3차 컷오프의 대상이 호남·운동권이 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그는 “낡은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하겠다”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존중하지만, 이를 이용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과거 세력은 단호하게 끊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공천 물갈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위원장과 김 대표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돕는 걸출한 경제 전문가였다.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과 이한구 원내대표의 목표는 박 비대위원장 대통령 만들기로 같았다. 하지만 18대 대통령선거의 시대정신이었던 경제민주화를 놓고는 찬반으로 완전히 갈렸다. 김 비대위원은 경제민주화 전도사였던 반면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비판론자였다.
두 사람은 2012년 한해 동안 경제민주화를 놓고 공방을 거듭했다. 김 비대위원은 그해 7월3일 이 원내대표를 겨냥해 “재벌기업에 오래 종사해 그쪽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이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도대체 (경제민주화가)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그분(김 비대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내용이 무엇인지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에 아무도 없다”고 비꼬았다.
두 사람간 대결로 당이 시끄럽자 심판관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손을 들어줬다. 김 비대위원이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그해 10월11일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원위가 구성됐는데 김 비대위원은 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선대위 의장단에서 제외됐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최경환 비서실장,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당무를 나흘동안 거부하기도 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