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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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어린이집 참관 제한 논란에 지침 수정

부모 외에 보호자도 참관 가능·참관 시기도 조정
어린이집 참관 규정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일자 보건복지부가 뒤늦게 관련지침의 수정에 나섰다.

어린이집 참관은 작년 초 발생한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후속 대책인데, 복지부가 지침을 통해 참관자와 참관시기 등을 지나치게 제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일 보건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2016년 보육사업 안내' 지침을 보면, 어린이집에 영유아를 맡긴 부모는 어린이집의 보육 환경과 보육 내용을 참관할 수 있지만, 참관 희망 7일 전까지 어린이집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참관 신청서에는 참관 사유가 기재돼야 한다.

보호자의 어린이집 참관이 허용된 것은 작년 5월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작년 1월 인천 송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4살 아이의 뺨을 때려 바닥에 내동댕이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보호자의 참관권을 보장하고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과 하위법령인 시행규칙에는 영유아의 보호자가 참관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에 지장이 없는 시간대를 선택하여 참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을 뿐 보호자의 범위나 신청서 제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지부가 지침을 통해 참관 가능한 사람과 시기, 방법 등을 제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부모들 사이에서는 '말 뿐인 참관권 보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장미순 참보육을위한부모연대 운영위원장은 "참관의 목적이 만약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모가 직접 가서 운영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부모에 한해서 7일 후에야 참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참관 자격을 부모가 아닌 보호자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수정하고 일선 어린이집에 알리겠다"며 "참관 시점은 신청 후 7일이 제한선이 아니라 기준선으로 쓰이도록 어린이집에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의 상태·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관찰·면담은 지금도 어린이집과 협의하에 수시로 가능하다"며 "법령에 규정된 '참관'은 '영유아의 보육환경·보육내용 등 어린이집의 운영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데, 수업과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계획 수립을 위한 기준일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는 참관 제도가 없다"며 "7일전 신청토록 한 것은 참관 일시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