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비만 남성 수면내시경 중 사망…1심에 이어 2심도 "의사 책임"

키 177㎝, 몸무게 125㎏의 40대 비만남성이 수면내시경을 받은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1심에 이어 2심도 "의사 책임이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2일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김도현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부천의 한 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A(33)씨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적정하다"면서 "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도 없다"고 1심 판결을 유지한 이유를 알렸다.

체구가 비대한 40대 후반의 B씨는 건강검진을 위해 A씨가 속해 있는 건강검진센터를 찾았다.

A씨는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은 적 있었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절차에 따라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A씨는  B씨에게 프로포폴 성분이 든 아네폴 130㎎을 투여했지만 B씨가 잠들지 않자 50㎎을 더 주입했다.

내시경 검사 도중 B씨가 불규칙한 호흡을 보이자 A씨는 B씨 코를 통해 분당 5ℓ의 산소를 공급, 다시 정상상태를 되찾게 한 뒤 내시경 검사를 이어갔다. 

검사후 A씨는 간호조무사에게 산소투여 장치 등을 제거하라고 말한 뒤 검진실을 나왔다.

잠시후 A씨가 검사실로 돌아왔을 때 B씨는 호흡과 맥박이 잡히지 않고 입술이 푸른색을 띄는 청색증을 보였다.

응급조치를 시행해 B씨는 심폐기능을 회복했지만 1시간뒤 다시 경련과 발작 증상을 보여 대형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검사 보름 뒤인 2012년 4월 26일 다발성장기부전과 심폐정지로 사망했다.

이에 검찰은 "비만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호흡정지 시 뇌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도 관찰을 게을리 했다"며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심인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한지형 판사는 "(비만 환자인) 피해자는 일반인에 비해 수면 내시경 검사를 마친 이후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피고인은 종료후 적어도 2∼3분 이상 아무런 관찰을 하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