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받느냐’가 아니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받느냐, 또 못 받느냐’로 남우주연상 수상에 관심이 쏠리면서 지나쳤지만, 사실 ‘4전5기’로 상을 탄 디캐프리오보다 엔리오 모리코네가 훨씬 긴 기간 동안 오스카를 갈망했다.
모리코네가 처음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른 것은 1979년. 지난 37년 동안 여섯 번에 걸친 도전 끝에 마침내 ‘할리우드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한 ‘헤이트풀 8’로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사진) 그는 1961년 ‘파시스트’로 데뷔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 ‘러브 어페어’, ‘말레나’ 등 500여곡의 보석 같은 주제곡들을 작곡했다. 휘파람이 인상적인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은 ‘마카로니 웨스턴’(1960∼70년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미국 서부 영화) 음악장르의 효시다. 그러나 모리코네는 55년 영화음악 인생 동안 오스카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는 2000년 ‘말레나’로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고, 2007년에는 공로상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모리코네는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도전이라 여겨 ‘헤이트풀 8’에 쓰인 28개곡을 모두 짓는 열정을 보였다.
엔리오 모리코네 |
상복으로는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인사이드 아웃’으로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픽사는 이 부문에서 무려 8번 수상의 대기록을 세웠다. 앞서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월-E’, ‘업’, ‘토이스토리3’,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탔다.
김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