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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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 도시락· EXO 손짜장… '스타 마케팅' 상품 봇물

‘스타 마케팅’ 상품들, 불황 활로 찾기냐… 얄팍한 상술이냐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아이돌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를 모델로 지난해 3월 선보인 ‘혜리 도시락(4500원)’이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500만개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혜리 도시락’을 먹은 셈이다. ‘혜리 도시락’은 반찬이 11가지나 되고 유명 ‘삼광쌀’만을 사용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올해로 만 23세인 혜리가 반찬이 11가지나 되는 도시락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애경은 배우 견미리와 손잡고 40대 중년 여성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홈쇼핑에서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를 론칭했다. ‘견미리 팩트’로 불리며 40∼50대 여성들에게 호평을 받은 제품은 2013년 11월 출시 이후 2년 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단일 제품으로 이 같은 매출은 매우 이례적이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현재 40∼50대 여성을 겨냥, 비슷한 시대의 당대 최고 인기 여배우 이름을 화장품에 적용한 게 ‘대박상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체들이 스타마케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스타마케팅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상품에 유명 스타의 이미지가 덧입혀져 친숙함과 신뢰도를 배가시킨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광고와 마케팅 등에 쏟아부은 막대한 돈을 제품 값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거나, 충동구매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학생들이 ‘이마트 x SM’ 콜라보레이션 상품 중 하나인 EXO 라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3일부터 전국 140여개 점포와 이마트몰에서 ‘이마트 x SM’ 콜라보레이션 상품 14종을 판매한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자체브랜드(PL) 상품을 3일부터 전국 140여개 매장과 이마트몰에서 판매한다. 출시된 상품들은 ‘EXO 손짜장’, ‘슈퍼주니어 하바네로 라면’, ‘동방신기 트러플로즈 초콜릿’, ‘소녀시대 팝콘’, ‘샤이니 탄산수’ 등이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SM과의 협업 상품 수를 40여종까지 늘릴 예정이다.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이마트가 아이돌그룹을 제품 모델로 내세워 반전의 기회를 찾는 것이다. 스타마케팅은 경쟁이 치열한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아웃도어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K2 ‘현빈 다운’, 블랙야크 ‘조인성 다운’, 네파 ‘전지현 다운’, 코오롱스포츠 ‘송중기 다운’, 디스커버리 ‘공유 다운’ 등 유명 스타의 이름을 붙인 제품들은 큰 인기를 얻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유명 스타가 홍보하는 제품들은 화려하게 겉포장이 돼 있을 뿐, 품질이 모두 뛰어난 것은 아니다”며 “소비자들은 충동구매를 자제하고 가격대비 품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