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내에서 한식요리연구원을 운영중 인 조선옥(49·사진) 원장은 2일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조 원장은 “도쿄의 긴자나 롯폰기 같은 고급 식당가에는 어김없이 한국식 가정요리 간판을 내건 레스토랑들이 많다”면서 “두 나라 간 긴장의 파고가 높아져도 한국 식당에서는 전혀 그런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고 전했다.
조 원장은 일본 음식과 한국 음식을 적절히 조합할 줄 아는 ‘여성 셰프’이다. 이를테면 일본의 대표 음식 ‘스시’에 한국식 김치와 된장찌게를 곁들이면 독특한 맛을 낸다. 한국 궁중요리를 본격 선보인 이가 바로 조 원장이다. 일본에서 대중화된 한국식 가정요리의 기원은 예전의 한국식 궁중요리였다.
조 원장은 “일본에서 어느 슈퍼마켓을 가든 배추김치, 깍두기 등 김치 종류가 10∼20가지 진열돼 있다”며 “한국산도 있지만 대부분 일본 식품기업이 만든 제품으로 그만큼 대중화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오는 27일 사이타마(埼玉)현 고마(高麗)신사에서 ‘고구려를 맛보자 - 고구려·한국 재현 요리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면서 “고구려 후손이 정착한 고마군(高麗郡) 창설 1300주년 기념행사로 고구려 음식을 재현하는 이벤트”라고 전했다.
조 원장의 전공 분야는 사실 한국식 약선(藥膳)요리다. 한의학에 기초해 조리하는 음식으로, 일본에 본격 상륙시켜 대중화하기에 이르렀다. 조 원장이 길러낸 한식 셰프만도 1000명을 넘어선다. 그가 조직한 ‘일한농수산식문화협회’에서는 ‘한식 소믈리에' 과정을 운영하며 일본인 한식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전북 김제 출신인 그는 1992년 일본으로 유학해 일본인 남편을 만나 도쿄에 정착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