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10으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완 투수 매트 레이놀즈를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8회 첫 타석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레이놀즈의 5구째 85마일(약 137㎞)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날렸다.
1루수로 첫 출전한 수비에서도 수 차례 안정적으로 포구했고, 9회초에는 1루 땅볼을 병살로 유도하는 등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떨쳤다.
시애틀과 계약하면서 25인 로스터를 보장받지 못한 이대호로서는 시범경기 활약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3번째 시범경기, 4타석 만에 때려낸 홈런은 눈도장을 찍는 활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대호는 첫 홈런과 안정적으로 마친 수비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기보다 9회말 1, 2루 기회에서 병살타로 기회를 날린 것에 신경을 썼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대호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직구가 약간 느리게 왔지만 이 공을 강하게 쳤다"며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대호는 9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병살타를 때린 것과 관련 "나는 그것이 더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첫 홈런을 때리기는 했지만 팀이 8-10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 2루에서 마지막 추격 기회를 병살타로 무산시킨 것에 대해 스스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은 이대호의 첫 홈런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MLB.com과 지역 언론은 이대호의 홈런 장면이 담긴 영상을 시애틀의 시범경기 결과와 함께 게재했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도 "어림잡아 480피트(146m)나 날렸다"면서 "엄청난 힘이었다. 우리는 그의 힘에 대해 알고 있다. 그것을 오늘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괜찮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대호의 수비에 대해서도 "(타구를)매우 잘 처리했다"며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많은 타석에 섰고, 1루수로 뛰었다. 쉽게 잡고, 쉽게 던진다"고 칭찬했다.
<뉴시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