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의 주인공은 우리.”
2015~16 V-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프로배구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남녀부 7개팀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챔프전 우승을 외쳤다. 서로를 자극하는 설전이 오가진 않았지만, 밝은 미소 뒤에 숨긴 날카로운 칼을 연상시키는 감독들의 뼈 있는 발언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포스트시즌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남녀부 정규리그 우승팀인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을 비롯한 7개팀 사령탑들은 8일 서울 강남구의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챔프언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후반기 역대 최다연승 신기록(18연승)을 써내며 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이번 챔프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행복한 놀이터’를 언급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코트를 ‘놀이터’ 삼아 재밌게 놀다오라고 말하곤 한다. 이번 챔프전에서도 마찬가지로 뛰어놀 듯이 재밌는 배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시종일관 겸손한 면모를 보이면서도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가 돈다’고 했듯이, ‘그래도 우승은 우리가 한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하위 3개 팀 사령탑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챔프전 2연패를 노리는 정규리그 2위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많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침착하게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0일 대전에서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펼치는 3위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과 4위 대한항공 장광균 감독 대행은 ‘간절함’과 ‘행복’을 말하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임 감독은 “선수단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이 간절하다. 12년 연속 챔프전 진출과 9번째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고, 장 감독대행은 “삼성화재는 큰 경기 경험이 가장 많은 팀이다. 강한 서브로 상대를 흔들겠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창단 4년 만에 정규리그 2번, 챔피언결정전 2번 우승했다. 이번 통합 우승으로 둘 다 3회로 늘리겠다”며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면서도 “어떤 팀이 챔프전 파트너로 더 편하다고 지목은 안 하겠다. 그랬다가 독기를 품을까 무섭다”며 몸을 사렸다.
11일부터 시작될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2위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과 3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도 저마다 필승을 다짐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 미디어데이에서 챔프전 우승을 얘기했다가 플레이오프에서 기업은행에 2전 전패로 졌다. 이번엔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박 감독은 “우리팀 키플레이어는 신인 이한비다. 레프트에서 신인답게 주눅들지 않고 과감한 공격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봄배구 챔피언 될 것” 7개팀 감독 한목소리
기사입력 2016-03-08 19:43:58
기사수정 2016-03-08 19:43:57
기사수정 2016-03-08 19:4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