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한 장이 일반인은 물론 국제 언론의 관심을 끈 이유는 간단하다. 그 주인공이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젊은 총리 저스틴 트뤼도다. 지난해 10월 43세의 나이로 압승을 거두며 총리에 당선됐다. 그가 이끄는 진보성향의 자유당은 10년 집권한 보수당에 비해 두 배 이상 의석수를 차지하며 정권을 교체했다. 참신한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에 맞게 ‘희망과 변화’라는 역동적인 개혁 슬로건을 내세웠다. 여기에 부자증세, 서민감세, 친환경정책 등 정책으로 중산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정치신예였던 트뤼도가 인기몰이를 한 배경에는 개인적 성향과 소셜미디어의 적극적 활용이 있다. 잘생긴 외모와 큰 키를 가진 그는 청바지를 즐겨 입는 등 친서민적 활동을 적극 홍보했다. 기존의 정치인에게서는 볼 수 없는 이미지를 앞세웠다. 선거 기간 중 과거 사진과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장식했다. 경매 무대에서 와이셔츠를 벗고, 링에 올라 권투하고, 투표 당일에는 보좌관 두 명의 다리를 밟고 올라 인간피라미드를 만든 모습 등이다. 인간적인 모습도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과거 17년 집권한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가 부친임에도 그는 평범한 교사생활을 했다. 스포츠강사를 하면서 서민과 어울렸다.
서민과의 소통과 소셜미디어의 활용은 21세기 정보통신사회에서 새로운 정치 트렌드다.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자신의 신체적 강인함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직접 승마, 수영, 기구 운동을 하는 모습과 헬기나 보트를 조종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액션맨’의 면모를 과시해 왔다. 지도자의 역동적인 모습은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푸틴은 3년 연속 미국의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트뤼도 총리의 사진도 전 세계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CNN방송도 “가장 운동신경이 뛰어난 세계 지도자 자리를 놓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쟁하고 있다”며 사진을 소개했다.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대중은 현재의 상황을 바꿔 줄 강력한 혹은 신선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지도자 개인의 사생활을 공개하면서 대중의 이런 심리에 부응하려는 경향도 등장하고 있다. 일종의 포퓰리즘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내전 개입이 긍정적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캐나다의 경제도 딱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총선 유세가 진행되고 있다. 각각 후보의 공약이 포퓰리즘과 어떤 차별성을 두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