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모셔와서 딴소리… 정치인 말 믿지 않는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 세계일보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사진) 비상대책위 대표는 22일 자신을 영입하며 내년 대선까지 당대표를 맡아 달라고 한 문재인 전 대표의 제안 및 최근의 당대표 추대 논란과 관련해 “나는 정치인의 이야기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밖에 있을 적에는 아름다워 보이니까 모셔와서는 나중엔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 정치인의 생리다. 각서를 쓰고도 이행을 안 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행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자신의 당 합류 100일째를 맞은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대 총선 이후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정탁 기자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김 대표를 영입하며 차기 대선 때까지 당대표를 맡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지난 1월 그런 얘기를 했을 때도 내가 ‘나는 원래 정치인 말은 믿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며 “나는 그래도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봤기 때문에 정당의 속성을 잘 안다. 조금만 뭐 하면 확 돌아가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다”고 말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당초 약속과 달리 총선 이후 당대표 추대 논란에 대해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대표 추대론과 관련해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나를 갖고 이러쿵저러쿵 얘기하지 말아 달라. 내가 뭐를 추구하는 사람처럼 일반 국민에게 비치는 것이 제일 불쾌하다”고도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기업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루고 갈 형편이 아니다”며 “정부가 구조조정을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청사진을 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구조조정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가 실업문제인데,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함께 준비해서 제시해야 한다”며 “실업급여 같은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또 (구조조정) 하다가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지원 논란에 대해 “경제민주화는 소수 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정치민주화도 안 된다”며 “그동안 몰래 보이지 않게 로비활동을 통해 지배했지만, 이번에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준 게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진·박영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