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가 단상에 올라 “모든 피해자 분들과 그 가족 분들께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굽혔다. 이어 마이크 앞에 선 사프달 대표가 회견문을 읽어내려간 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은 순간 주위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피해자 가족 4∼5명이 울분을 토해내며 단상 위로 올라 사프달 대표에게 절규를 쏟아낸 것이다.
귀 잡힌 CEO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사건 발생 5년 만에 사과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의 귀를 잡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왜 피해자한테 연락 한번 없었느냐” “사과한다고 (죽은) 아이를 살릴 수 있느냐” “지금 말고 처음부터 사과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유가족의 절규에 가까운 항의에 사프달 대표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해 사과한다”는 사프달 대표는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연대’는 “수사로 인한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옥시 측 사과를 거부했다.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그동안 언론의 질의에 침묵을 지키던 옥시 측은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이 준비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기자회견이 늦어졌다”고 밝혔지만, 이날 회견장에서도 “시간상 제약이 있다”며 서둘러 기자회견을 끝내 빈축을 샀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