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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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미래다] “남들과 비교하는 문화에 젊은층 환멸”

청년들의 삶 그린 소설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작가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지난해 5월 출간된 이후 2만부 이상 팔린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자아내며 청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소설은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인 ‘계나’가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 간 사정을 대화형식으로 들려주며 외국에서 새 삶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 장강명(41·사진) 작가는 1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계나(주인공)가 한국을 떠난 데 대해 독자들이 많이 공감하더라”며 “사실 소설을 시작할 때와 끝날 때 계나의 사회적 여건은 비슷한데 (독자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호주로) 떠난 계나의 결단에 감정이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 싫어서’ 책 표지.
‘한국 탈출’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로 장 작가는 ‘일자리’를 꼽았다. 그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일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한국이 너무 스트레스가 높은 사회인 점도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사회가 일자리가 없는 유럽에 비해서 평균실업률이 그다지 높은 것도 아닌데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 사회분위기가 있다”고 꼬집었다.

소설은 직장과 일, 노후, 연애, 결혼 등 청년들의 삶을 전반적으로 그리며 ‘한국사회가 이만큼 살기 힘들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장 작가는 “한국 사회의 문화는 남과 비교를 시키게 만든다”며 “대학이나 직장, 신랑·신붓감까지 서열을 만들어 비교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청년들에게 열등감을 갖게 하고 스트레스를 준다”고 지적했다.

장 작가는 20∼30대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자기비하나 환멸감에 너무 사로잡히지 말고 ‘저항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선영·남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