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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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위조 신용카드로 ATM에서 2시간 반 만에 155억원 인출

일본에서 위조 신용카드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2시간 반 만에 14억4000만엔(약 155억5000만원)이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아프리카의 은행에서 유출된 신용카드 정보로 제작한 위조 카드가 사용됐다.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요일이었던 지난 15일 오전 5시쯤부터 2시간 반 동안 도쿄, 가나가와, 아이치, 오사카, 후쿠오카 등 17개 광역지자체 편의점의 ATM에서 14억4000만엔이 인출됐다. 100명 이상 인출책이 동원됐으며, 남아프리카의 은행에서 유출된 신용카드 정보를 토대로 위조한 신용카드 약 1600장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모두 인출 한도액인 10만엔이 인출됐고, 거래는 1만4000회를 넘었다. 신용카드회사로부터 ATM을 통해 현금을 빌리는 ‘캐싱’ 기능으로 현금이 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카드 발행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범죄를 저질러 카드회사와 은행의 피해 발견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당국은 방범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인출책을 특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국제형사경찰기구(ICPO)를 통해 남아프리카 당국과도 연계해 카드 정보가 유출된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유출된 카드 정보로 위조 카드를 제작해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수법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어 국제적인 범죄 그룹이 존재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012∼2013년에는 오만의 은행의 위조카드 등을 사용해 26개국의 ATM에서 총액 얃 45억엔이 인출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