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2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신형 호위함(FFG-Ⅱ) 1번함 '대구함'(2800t급) 진수식을 거행했다.
진수식에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과 해군사관학교장 이범림 중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부사장 등 해군과 방위사업청,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해군은 광역시도 지명을 호위함 함명으로 사용한 전통과 동해 수호임무를 마치고 지난 1994년 퇴역한 '대구함'(DD-917)의 뒤를 잇는다는 차원에서 신형 호위함 1번함의 함명을 '대구함'으로 명명했다.
대구함은 2017년 말 해군에 인도되어 전력화 과정을 거친 후 2018년 후반기에 작전배치 될 예정이다.
2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진수된 대구함. 해군 제공 |
대구함은 3000t이 채 되지 않는 호위함이지만 강력한 무장을 탑재해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적 대함미사일을 요격하는 단거리 대공방어미사일(SAAM)과 20㎜ 팔랑스(Phalanx) 근접방어무기체계, 5인치 함포를 장착하고 있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로 발사하는 전술함대지미사일과 장거리 대잠미사일 등을 탑재해 대공·대함·대잠수함 작전은 물론 대지상전 수행도 가능하다. 전술함대지미사일은 호위함에 탑재되는 MK45 Mod 4 5인치 함포의 사거리 연장탄 개발이 취소되면서 해안에 상륙할 해병대의 화력지원 수단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보완책이다.
지상에 있는 북한군 주요 시설을 함정에서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술함대지미사일의 장착으로 상륙전 등 해군의 합동작전 수행 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함은 인천함에 비해 톤수가 늘어났고 무장도 일부 추가됐다. 해군 제공 |
해군 전투함 중에서는 처음으로 수중소음 감소를 위해 영국 롤스로이스의 MT-30 하이브리드 추진체계가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는 빠른 속력을 내야 하는 전투 상황에서는 가스터빈을 사용하고 평상시에서는 디젤 발전기로 전동기를 구동해 항해하는 방식이다. MT-30은 롤스로이스의 항공기 엔진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미국 해군의 DDG-1000 줌왈트급 구축함과 프리덤급 연안전투함, 영국 해군의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에도 탑재된다.
해군은 지금까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LM2500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강조되고 있는 함정의 수중 소음 감소 대책에 따라 MT-30을 채택했다.
대구함은 2017년 말 해군에 인도되어 전력화 과정을 거친 후 2018년 후반에 배치될 예정이다. 대구급 신형 호위함은 30년 이상 사용중인 호위함(1500t급), 초계함(1000t급)을 순차적으로 대체한다.
대구함에 탑재된 전술함대지미사일은 유사시 북한 지상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해군 제공 |
대구함의 원형은 신형 호위함(FFG-Ⅰ) '인천함'이다.
14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인천함은 250㎞ 이내의 표적 500여개를 동시에 추적하는 국산 3차원 레이더와 음향탐지장비가 적용됐다. 탐지장비에 의해 수집된 정보는 해군지휘통제체계(KNCCS)를 포함한 통합 전투지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필요한 곳에 전달된다. 무장은 전술함대지미사일을 제외하면 대구함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스텔스 설계를 적용해 레이더·적외선 탐지 가능성을 낮추고 선체 강도를 높이는 등 생존성 향상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1980년대 건조한 울산급 호위함(1800t)과 포항급 초계함(1300t)을 대체하려다보니 무장과 시스템에서 혁신적인 조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추진체계인 LM2500은 1970년대부터 사용한 엔진으로 해군도 꾸준히 써왔다. 별도의 후속군수지원체계가 필요 없어 유지비를 아낄 수 있지만 소음과 진동 억제가 중요한 대잠수함전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함 내 자동화 수준이 낮아지면서 승조원 수가 기존 함정과 큰 차이가 없고, 미사일을 운용할 수직발사관(VLS)이 없어 공격력과 방어력이 제한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예산을 고려해 건조비를 억제한 저가의 함정을 대량으로 확보해 수적인 요소를 채울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기조는 대구급에서 크게 바뀐다. 함수에 장착된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로 발사하는 전술함대지미사일과 장거리 대잠미사일은 대잠수함전과 대지상전 능력을 크게 높였다. 수직발사체계 장착으로 배수량은 인천함에 비해 약 500t 정도 늘어났다.
신형 MT-30 엔진의 사용은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한다. 디젤과 전기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은 대잠수함전을 중시하는 나라에서 쓰이고 있다. 영국의 타입23 호위함의 경우 소음과 진동이 소음과 진동이 적어 대잠수함전에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독일의 차기 호위함 F125급도 같은 이유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LM2500 엔진도 성능은 뛰어나지만 가스터빈+디젤 엔진보다 전기+디젤 엔진이 더 조용해 대잠수함전을 중시하는 나라에서는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기울게 된다.
작전 중인 인천함. 해군 제공 |
인천급과 대구급을 비롯한 신형 호위함의 실전배치로 해군의 연안 방어와 해상교통로 확보 능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해군력 건설을 추진하는 나라에 선체와 전자장비를 패키지로 판매할 수 있어 방산수출 증진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 울산급·포항급 함정에 비해 대잠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천안함 폭침 이후 강조되고 있는 연안에서의 북한 잠수함 탐지 작전에서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