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총리 내정에 이어 3일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까지 야당과 협의 없이 속전속결식으로 처리하며 정면돌파에 나서자 야당 내에서 하야·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야권의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강경투쟁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하야나 탄핵 요구와는 일정한 거리를 뒀던 야당 지도부도 태세 전환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병준 교수의 국무총리 내정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의 대통령 비서실장 기용을 비판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6 서울 갈등 국제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의원 총 31명은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성명 발표를 통해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상민·안민석·홍익표·한정애·소병훈·금태섭 의원 등 6명이 성명을 내놓았고,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와 김근태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 27명도 퇴진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상민, 소병훈 의원은 두 성명서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야권에선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이 야당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 비대위원장이 공동장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어떤 형태로든 향후 투쟁 방향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