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책임진 박영수(64) 특별검사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사의 최대 난관으로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혐의 입증을 꼽았다. 두 사람은 1988∼1989년 검찰의 ‘5공비리’ 수사 당시 수사총괄팀장과 검찰총장으로 만난 인연이 있다. 박 특검은 “5공비리 수사 때 모셔봤는데 그분(김 전 실장)의 논리가 보통이 아니더라”며 “어려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책임진 박영수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에서 퇴근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두 번째는 차은택(47·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문화계 황태자’로 부상하도록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다.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 지시로 차씨와 만났다”고 의혹 일부를 시인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직후 그가 압수수색과 세무조사 카드 등을 활용한 언론 탄압을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김 전 실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으나 그는 “요즘 같은 시대에 언론 통제가 가능하냐”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순실(60·구속기소)씨 |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재직 시절 박 특검이 아낀 후배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했다는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이를 의식한 듯 박 특검은 “이런 국면에서 인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렇게 (우 전 수석과) 밀접한 사이는 아니니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