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단독] “北 핵·미사일 고도화 막는 게 급선무… 선제타격 신중해야”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디트라니 前 美 ODNI 비확산센터 소장 인터뷰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은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내내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강조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협상 시) 물론 북한이 무기한 핵·미사일 개발 작업을 중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최소한 협상이 진행 중인 동안에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멈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 한·미 군사훈련 중단, 평화협정 체결 등 핵·미사일 활동 중단 대가로 원하는 요구사항들이 있다”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일단 멈추는 것이 대화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이 3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일단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 고도화부터 막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북한이 현재 수준의 핵·미사일 활동을 지속할 경우 2020년 북한 보유 핵무기가 100개에 달할 것이라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38노스팀 전망에 대해서 “동의한다”고 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에서 약 30년간 재직했으며, 2003년부터 북한 문제를 다뤄온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국가정보국장(DNI)은 CIA, 국방정보국장실(ODIA) 등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 총책이다. DNI를 일본에서는 국가정보장관, 중국에서는 국가정보총감이라고 번역하고 ODNI는 국가정보국장 업무를 보좌하는 기관이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O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으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에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틀 동안 북한의 외교관들과 민간 차원의 비공식 접촉(트랙2)을 갖기도 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김정은(조선노동당 위원장) 체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북 군사 공격과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최근 미국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북 선제 타격론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논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며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경우 북한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고, 특히 서울은 북한이 장사정포만 쏴도 닿는 가까운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협상을 믿지, 군사적 옵션은 믿지 않는다”며 “현직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레짐 체인지가 가능하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레짐 체인지가 가능할 정도의 체제 불안정 요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북한 내 권력기관 간 충돌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노동당과 조선인민군, 서기실, 국가보위성이 김정은을 향해 충성경쟁을 하고 있고 서로 감시·견제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원홍 국가보위상 해임 등 김정은 체제 출범 후 공포정치가 계속되는 배경에 대해선 “김정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은 유독 원로 간부들에게 포악했다”며 “그 어떤 불충의 기미만 보여도 김정은은 용인하지 않으며, 할아버지·아버지처럼 강한 지도자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간부들에게 완전한 충성을 요구하고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에 대해 “그에 대비한 대응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미사일방어(MD) 체제를 한층 더 강화하고 군사훈련 수준과 강도도 더 끌어올리고 한·일 양국이 군사훈련을 함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을 보다 면밀히 빨리 포착할 수 있도록 한·미·일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그와 동시에 협상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