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아홉 살 난 아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라면을 먹어봤다”고 전했다. “떡볶이, 오뎅, 순대가 누구나 먹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말도 했다. 보통 아이들은 밥보다 더 좋아하는 간식이지만 임씨의 아들에겐 ‘불량식품’이었을 것이다. 임씨는 “아들이 내가 살았던 방식을 조금이나마 경험하면 자신이 누리는 것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볼 줄 아는 균형 잡힌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높은 담장 너머 안쪽 깊은 곳 재벌가 세상을 얼핏 엿본 것 같다. 재벌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 조사 때 점심은 6000원짜리 도시락을 먹고 저녁은 짜장면을 먹었다는 얘기가 다시 화제다. 특검 관계자들은 특검 90일의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먹는 것도 잘 먹었다” “상당히 점잖았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의 짜장면 소식에 한 네티즌이 “나는 오늘 명동교자에서 칼국수 먹었는데 이재용보다 더 비싼 걸 먹었네요”라는 반응을 보인 것을 보면 “짜장면을 시켜주었더니 젓가락도 대지 않더라”라는 얘기가 나왔더라면 난리가 벌어졌을 것 같다. 문득 궁금해졌다. 배달된 짜장면의 비닐 랩은 이 부회장이 직접 벗겼을까, 특검 관계자가 벗겨주었을까.
김기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