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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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몰카부터 인종차별까지 해외에서도 에어비앤비 불만 봇물

에어비앤비의 안티사이트 쉐어베터(sharebetter). 홈페이지 캡처.

“당신의 공포(Horror)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 스타트업(신생기업) 에어비앤비의 ‘안티’를 자청하는 ‘쉐어베터(Sharebetter)’라는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걸려 있다.
 
해당 사이트의 '호러 스토리'라는 코너에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여행객들이 직접 겪은 각종 황당한 사건들에 대한 언론 보도가 게재돼 있다.

2008년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190개 국가, 3만4000여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한 에어비앤비는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숙소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현지의 문화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꾸준히 각종 사건·사고도 낳고 있어 ‘서비스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도 줄기차게 제기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에어비앤비 이용객들의 크고 작은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유럽으로 홀로 배낭여행을 떠난 엘리 밀러(24)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통해 숙박을 해결했다. 당시 6개국을 돌아다니는 것이 목표였던지라 자금을 아껴야했던 밀러에게 ‘저렴하면서 아늑(cozy)하다’, ‘번화가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등의 문구로 에어비앤비에 소개된 숙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밀러는 “갑자기 개인사정이 생겨 숙소 위치를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집주인의 일방 통보에 당혹스런 경험을 해야 했다. 

바뀐 숙소는 사진 속의 그곳과 전혀 달랐고, 벽 곳곳에는 곰팡이가 피어 눅눅하고 더러웠다. 심지어 도시 외곽에 있어 교통 또한 매우 불편했다. 

에어비앤비 측에 강력하게 항의를 해 집주인의 사과와 50%가량의 환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당시 급작스럽게 숙소가 바뀐 탓에 밀러는 오스트리아에서 계획했던 여행을 모두 망쳐버리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 12월 독일인 이본 에디트 마리아 슈하머는 남자친구 케빈 스톡턴과 함께 에어비앤비에서 빌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아파트에 머물던 중 거실 선반에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카메라가 숨겨져 있던 사실을 알아차렸다. 거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보고들을 수 있는 몰래 카메라였던 것이다.

지난 2015년에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여행을 간 제이콥 로페스(19)가 집주인에게 감금당하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로페스의 어머니가 에어비앤비 측에 연락해 숙소의 전화번호를 요구했으나 마드리드 경찰서의 번호만 알려주는 등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음에 따라 피해가 커지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결국 에어비앤비의 대변인 닉 파파스는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번 사건으로 많이 배우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아울러 이용객의 신고를 받으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서다인씨와 호스트 토미(Tomi)가 나눈 문자 메시지 캡처 화면. 출처=서다인씨 페이스북

이처럼 집을 제공하는 호스트에게 이유 없이 봉변을 당한 일은 적지 않다.
 
지난 4월 미국 로스쿨을 다니는 한인 2세 서다인(23)씨는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호스트(집주인)에게 방을 이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 서씨는 호스트로부터 “당신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라고 해도 방을 내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당신이 아시아인이기 때문”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에어비앤비 측은 이 집주인을 호스트 명단에서 삭제하고 성과 종교, 인종을 문제삼는 행태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지현·안승진 기자 becreative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