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애초 2014년 1473억원의 예산을 들여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전국 8개 광역자치단체가 유치 의향을 밝혔고 이 중 경북과 부산, 울산 등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의 경제성(BC)이 0.26으로 나와 설립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정책이 가시화되자 상황은 급반전했다. 지난 19일 0시를 기해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 정지되면서 원전해체센터 유치전이 다시 뜨거워진 것이다.
기간만 최소 15년 이상 걸리는 고리1호기의 해체작업은 약 1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그만큼 파급효과도 커 지자체 간 사활을 건 유치전이 예상된다. 세계 원전해체시장도 2050년 약 1000조원(IAEA 추정)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가동 원전의 경우 24기 중 11기가 2020년대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며, 해체비용은 호기당 약 6000억∼1조원에 달할 정도로 천문학적 액수이다.
현재 부산시는 고리1호기의 폐로를 계기로 원전해체센터 유치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는 한수원과 공동 원전해체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고리1호기 해체 로드맵과 해체 절차, 원전해체산업 발전 방향 등을 논의한다. 부산대·미국 아르곤연구소(ANL)와 원전해체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도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최근까지 6차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에 유치건의문을 전달하고 실무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원전해체센터 유치를 위해 올해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원전해체 기술 개발 연구를 위한 예산을 지원한다. 시의회는 지난 19일 ‘원전해체기술 연구센터 울산 설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울산이 전국 최고의 원전해체 관련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최적의 입지여건과 주민수용성, 사업수행 능력, 실증화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는 등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국내 원전 25기 가운데 12기가 경북에 있고, 중·저준위방폐장도 가동하고 있어 해체센터는 당연히 경주에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원전해체센터를 포함한 원자력과학단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