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사설] 중국은 사드 배치에 항의할 자격 있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이 거세다. 사드 발사대 4기가 어제 성주기지에 추가 배치된 후 중국에선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김장수 주중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철수하라”고 했다. 앞서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군이 국가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협박에 가까운 말이다. 관영매체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 보수세력은 김치만 먹다 어리석어진 것이 아니냐”며 “한국은 마지막 전략적 자주성을 잃고 북핵 위기와 강대국의 힘겨루기 속에서 부평(浮萍·개구리밥)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될 법한 소리인가. 사드는 공격용 무기체계가 아니다. 북한 핵·미사일을 막는 최소한의 방어체계다.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제 정부 발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방부와 행정안전부는 “더욱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은 주변국을 초유의 위기로 내모는 폭주 기관차와 같다. 그럼에도 중국은 ‘불바다’ 위협을 하는 북한을 옹호하고, 그것을 막는 우리나라를 비난한다. 우리에게 자주성을 버리라고 강요하는 쪽은 중국이다. 중국의 패권주의 행태는 사드 보복에서 잘 드러난다. 롯데의 현지 점포 112곳 중 87곳은 영업정지되고, 현대차의 일부 현지 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중국이 사드 철수를 바란다면 북핵 제거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순리다.

중국이 터무니없는 보복을 외치는 데는 우리의 책임도 크다. 정부의 애매한 태도가 사드 철회 기대감을 키웠고 그 결과 사드 배치에 대한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조치가 ‘임시적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드 반대 정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래선 안 된다. 국가안보와 국민 생명을 지켜내려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흔들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못을 박아야 국론분열의 틈을 비집고 드는 중국 반발을 잠재울 수 있다.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은 어제 “사드를 뽑아내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드 기지 진입로를 막을 가능성이 짙다. 시위대의 탈법 행위를 뿌리 뽑아 국가안보 수호 의지를 확인시켜야 한다. 정부가 종전처럼 어물쩍한 대응을 한다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