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갑질하는 시어머니 두고 온 저, 제가 잘못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인 자신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에 대해 누리꾼의 의견을 구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며느리는 백화점에서 선물로 니트를 구입했다. 동행한 시어머니가 직접 고른 상품이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시어머니에게서 “니트를 구입한 매장이 기억나느냐”는 연락이 왔다. 한 번 밖에 입지 않은 니트가 보풀이 나고 엉망이 돼 환불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당황한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환불하러 가는 길에 함께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손빨래 용’인 니트를 세탁기로 세탁해 옷이 망가진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매장에 도착하자, 매장 직원 역시 “세탁기로 세탁하신 것으로 보인다” 며 제품 유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았고 교환이나 환불 기간도 지났기 때문에 환불을 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갑자기 돌변해 옷을 던지며 매장 직원에게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평소 점잖았던 시어머니의 달라진 모습에 며느리는 깜짝 놀라 “다음에 더 좋은 것을 사드릴 테니 일단 일어나시라” 했지만 소용없었다. 시어머니는 직원을 향해 옷을 위협적으로 휘두르며 며느리에게 “누가 보면 내가 며느리에게 옷 사달라 시위하는 줄 알겠다. 너는 며느리가 왜 시어머니 편을 안 드느냐”고 소리쳤다.
큰 소리에 백화점에 있던 손님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며느리는 너무 부끄러워졌다. 결국 며느리는 직원에게 “보안팀 부르셔야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 후 몇 시간 뒤 며느리는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네가 잘못 처신해서 지금 어머니가 울고 계신다”며 그에게 화를 낸 남편은 “며느리도 자식이고 시부모도 부모인데 어떻게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릴 수 있느냐”는 시어머니의 말을 전했다.
며느리는 그 상황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던 자신의 입장을 말했지만 남편은 듣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다. 장모님이나 우리 자식이 그렇게 했어도 똑같이 버리고 갈 거냐. 그냥 죄송하다고 말해라” 하며 사과를 종용했다. 며느리는 글을 마무리하며 남편의 말을 듣고도 아직 그때의 수치스러움이 남아있어 절대 사과 하고 싶지 않다며 “제가 잘못한 건가요?” 라는 말로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대체로 며느리의 입장에 적극 공감하며 남편의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우리 부모님이었으면 끌고라도 나왔을 거다. 시어머니라 다행인 줄 알아라’, ‘사과는 며느리가 아니라 시어머니가 백화점 직원에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반응이다. 반면, ‘며느리의 잘못이 하나도 없진 않은 것 같다. 가족이라면 그래도 더 챙겼어야지’ , ‘보안팀 부르라는 말은 좀 심했다’ 라며 며느리가 사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소소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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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