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신 몰래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투자해 고민인 여성의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오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남편이 저 몰래 대출받아 비트코인을 했어요'라는 제목으로 고민글이 게재됐다.
해당글에서 자신을 평범한 30대후반 여자라고 소개한 A씨는 "남편이 나 몰래 카드대출 2000만원을 받아 전부 비트코인에 넣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결혼한 지 10년된 A씨 부부는 자녀가 두명이며 맞벌이를 하고 있으며 현재 빚은 약 1억원이나 있는 상태다.
A씨는 "둘이 벌어서 조금의 여유도 없이 살고 있다. 저축, 보험, 아이들 교육도 기본 정도만 하고 있고 이 마저도 맞벌이를 하고 있어 가능하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어젯밤에 카드대출을 알고부터 내내 잠을 못 자겠다"면서 "남편은 흠잡을 게 없는 사람이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한결같고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부지런하고 집안일도 나보다 잘하고 아이들한테 자상하다"며 남편의 장점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결혼전에 약속했던 게 '보증 함부로 해주면 이혼'이었는데 카드대출을 혼자 나 몰래 마음대로 받아서 비트코인을 했다"며 "저희 돈관리는 공동으로 같이 한다. 작년말에 남편이 나가야 될 카드값으로 비트코인을 처음 시작한 걸 우연히 알았다"고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님을 말했다.
A씨는 "그때도 많이 당황하고 뭐라고 해야하나 걱정하다 바로 얘기했다. '하지마라. 남들이 얼마를 벌었든 그건 그 사람 사정이다. 왜 나 몰래 시작했냐. 얼마를 잃었든 그만 하고 바로 나오라'고 말했다"며 "남편은 어차피 카드값 내야해서 바로 나오려고 했다고 미안하다고 하고도 바로 나오지는 않았고 카드값 내는 날 나온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자했다.
남편을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A씨는 남편이 이런 행동을 한 게 처음이고 비트코인이 도박이나 다단계와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언을 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과 잘 대화해서 카드대출부터 정리하는 게 좋겠다", "남편이 왜 그랬을까 글을 읽으며 짐작해보면 가장으로서의 그 심정 아주 잘 알 것 같다", "우리집 얘긴 줄 알았다. 우리 신랑도 착실한데 없는 거에 한이 맺혀서 그런지 몰래 카드대출 받아 투자하다 그 돈 다 날렸다"며 조언과 함께 공감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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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