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이 지난달 15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작년 말부터 가상화폐 대책 업무를 도맡아온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이 18일 오전 서울 자택에서 잠을 자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53세.
국조실 등에 따르면 정 실장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가족이 발견했을 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정 실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국조실과 총리비서실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황망한 분위기다.
특히 그가 가상화폐 대책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가 컸다고 입을 모은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던 지난해 11월 말부터 국조실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 가상화폐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구성했고, 이후 거의 매주 한차례씩 회의를 하면서 범정부 대책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정 실장은 가상화폐 대책 실무를 총괄하면서 부처 간 의견 취합 및 조율 등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해 12월13일 '가상화폐 정부 긴급대책'이 관세청 공무원 등을 통해 사전 유출된 사건과 국조실에 파견된 금융감독원 직원의 가상화폐 거래 사건, 지난달 15일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입장' 유출 사건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실장은 대구 대륜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과학기술부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국토해양예산과장, 재정정책과장을 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경제공사를 역임하고 국민대통합위원회에 파견 근무했다.
미국 피츠버그대에 유학해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정 실장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뉴스팀 new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