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스 뉴스는 “문 대통령이 베트남과 UAE를 방문해 그 지역 이슈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대체 불가의 국제적 중재자이고, 외교력을 가진 한국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문 대통령의 일주일간 방문 일정을 보면 태평양권 지역 강국의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인 행사로 짜여 있다”면서 “이는 지역 동맹국 사이에서 한국이 딜 메이커로 자리를 잡도록 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퇴조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사이에 군사적,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려는 지역 동맹국들 사이에 한국이 중재자가 나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유에스 뉴스는 “이렇게 하면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자신의 목표를 진전시킬 기회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스탠퍼드대 쇼렌스타인 아·태연구센터 신기욱 소장은 이 매체에 “한국이 점점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국장은 “한국이 과거에는 중국, 일본과 같은 고래 사이에 낀 새우였으나 이제 더는 새우가 아니고, 돌고래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일정은 한국이 이 지역에서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축구 감독이 이끄는 축구팀 훈련장 방문, 한국과학기술원(KIST)을 모델로 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착공식 등에 참석한다고 이 매체가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와 무역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을 역사적으로 꺼리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경제적, 외교적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 담긴 핵심 함의 중의 하나는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 조용하게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유에스 뉴스가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했고, 이제 다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찰스 암스트롱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중재자이고,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로서 한국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암스트롱 교수는 “문 대통령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지도, 유순하게 굴지도 않는 동시에 중국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및 경제 파트너 국가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려 한다”고 문 대통령의 대중 외교 노선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두 번째 방문국인 UAE를 찾아가서도 국제 문제에서 점증하는 한국의 영향력을 과시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한국이 2009년 UAE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한 이래 두 나라는 국방 및 의료 산업 분야에서 믿기지 않는 동맹 관계를 형성했다고 유에스 뉴스가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